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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2일 (수) 십자가 묵상 -외로운 십자가(김홍한목사)

이종덕 (익산노회,삼광교회,목사) 2025-01-21 (화) 22:12 3개월전 96  


외로운 십자가

깊은 밤 문득
시계 소리만 방안을 진동하는데
그 소리가 참 낯설다.
나 있는 곳은
밤이면 지극히 깊은 적막
밀폐 잘 되는 이중문이
멀리 개 짖는 소리도 막는구나.

엊그제,
벗을 만나 나눈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생각을 흐려놓고 있어
마음을 진정코자 마당에 나가니
하늘이 몹시 시끄럽다.
무수한 별들이
마구 말들을 쏟아 내는데
어찌하여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가?
숱한 인간의 언어 속에 살다 보니
자연의 언어에는 귀가 막혔나 보다.

아! 홀로된다는 것,
대부분의 민초들에게 홀로되는 것은 참으로 고통이다.

“이별보다 더 아픈 건 외로움…”이라는 노랫말이 마음에 저리다.

홀로된다는 것은 깊은 두려움
그러나 외로움이 사무쳐야 그리움이 사무친다.
그리움이 사무칠 때 존재하는 모든 것이 소중하다.
수년 전 나를 잘 아는 지인이

“목사님은 고통을 즐기는 것 같아요” 했는데

어찌 고통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고통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즐긴다.

만남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러나 만남이 많은 삶은 얄팍한 삶이다.
많은 사람을 아는 것을 자랑하고,
그 관계 속에 존재감을 느끼는 이들은 홀로 설 수 없고 홀로서기를 두려워하는 소인배다.

분주한 삶은 가벼운 삶,
학자가 분주하면 학자가 아니다.
고독 속에 학문에 정진할 수 있어야 학자다.
목사가 분주하면 목사가 아니다.
고독 속에 기도하고 명상하고 성서를 묵상할 수 있어야 목사다.
외로움은 삶을 깊게 한다.

“골방에 들어가라”는 말씀은

외로워지라는 말씀이다.
외로워야 별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외로워야 곡식이 영그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외로워야 죽어가는 짐승의 신음소리가 들린다.
외로워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외로워야 하기에
초대교회 교부들은 사막으로 갔다.
수도원의 높은 담장 속에 숨었다.
불교의 선승들은 골방에서 면벽했고
유가의 선비들은 愼獨(신독) 했다.
예수께서는 때때로 한적한 곳으로 물러가셔서 기도를 하셨다. (눅5장)

그러나,
함부로 외로우려 하지 말라
상대 없는 싸움에 섣불리 덤비다간 미쳐버린다.

- <십자가 묵상> 중에서 -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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