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춰진 십자가
너는 숨는 교회가 되어라.
장사꾼들처럼
선전하고 떠버리고 자랑하는 교회가 아니라
카타콤에 숨는 교회가 되어라.
내가 너를 드러내리라.
사람들이 은밀히 찾아오리라.
너는 소박한 교회가 되어라.
꾸미지 말라. 울긋하지 말고 불긋하지 마라.
번쩍하지 말고 은은하려고도 말라.
그냥 네 모습 그대로 벌거벗어라.
내가 입혀 주리라. 내가 꾸며 주리라.
친절하지 말라.
친절한 것은 간사한 것,
내가 언제 친절하더냐?
그저 투박한 통나무처럼 되라.
사람들이 오히려 너에게 친절하리라.
너는 사람을 쫓아내는 교회가 되어라.
복 받겠다고 하는 이는 쫓아내라. 내가 줄 복이 없다.
너희가 믿는 예수는 지지리도 복이 없던 이었다.
봉사하겠다고 하는 이도 쫓아내라.
그런 자는 틀림없이 교만하고 또 교만하다.
그 교만은 죽어야만 치유될 수 있다.
나는 이런 교회가 좋고 저런 교회가 좋다 하는 이도 쫓아내라.
틀림없이 주인 노릇 하고자 하는 이일 것이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쫓아내어 텅 빈 교회가 되었을 때 비로소 빈 무덤으로 부활하리라.
너는 친교 하지 말아라. 친교 한다고 하는 짓들이 쓸데없는 잡담과 먹고 즐기는 오락뿐이다. 오히려 너는 고민하고 갈등하게 하라. 고민하고 갈등하지 않는 이는 내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
다른 교회를 본받지 말아라.
내가 네게 준 은혜를 사모하고 그것을 드러내라. 그것이 내가 너를 세운 뜻이다.
너는 영원 하려 하지 마라.
수많은 교회들이 나타났다 사라졌거늘 오늘날 교회들은 자신들이 영원할 줄로 안다.
어리석은 생각이요 교만한 생각이다.
필요 없다면 언제든지 사라지는 것이 교회이다.
-김홍한 목사의 <십자가 묵상 3>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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