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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 4대강’ 민심에 막혀 대수술 직면

관리자 2010-06-09 (수) 16:56 9년전 1580  

한겨레 2010년 6월 8일

 ‘속도전 4대강’ 민심에 막혀 대수술 직면

환경평가 졸속·타당성 검토 무시 막무가내 공사
낙동·금강 광역단체장, 야당과 함께 반대 착수
여당서도 속도조절론…정부 공사강행 처지 궁색
한겨레 남종영 기자기자블로그 김태형 기자기자블로그 탁기형 기자기자블로그
» ‘4대강반대’ 금식기도 서울 향린교회 이병희 장로가 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용진교회에서 ‘생명의 강 살리기 100일 금식기도’ 예배를 마친 뒤 두물머리 주변 건물 옥상에 올라가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여기에 참가한 기독교인들은 24시간씩 교대로 금식기도를 이어가기로 했다. 남양주/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제동걸린 MB정부] ⑤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것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4대강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처지는 더욱 궁색해진 반면, ‘4대강 사업 반대’를 내건 광역단체장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의 연대는 한층 단단해졌다. 공사는 난관에 부닥쳤다.

■ 일사천리로 진행된 공사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밝힌 ‘한반도 대운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통령은 2008년 촛불정국 때 반대 여론에 못 이겨 대운하 포기를 선언하지만, 이듬해 낙동강, 한강, 영산강, 금강 등에 16개 보를 설치하고 강바닥을 깊게 파내는 준설작업을 뼈대로 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착수했다.

4대강 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최소 1년이 필요한 환경영향평가가 넉 달 만에 끝나고 대규모 국책사업에 필요한 예비타당성 검토도 생략됐다. 이 때문에 1만명 이상이 참여한 국민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공사 과정에서도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가 훼손되는 등 불법 사례가 속출했지만, 공사 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는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업으로 여겨지면서, 현장에선 크고 작은 불법 사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포위된 4대강 사업 지방선거 승리를 예상한 정부는 공사에 가속도를 내려 했지만, 선거 결과는 정반대였다. 보수 성향의 신문과 방송사가 4대강 이슈를 외면한 상황에서도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반대운동은 바닥 민심에 영향을 미쳤다. 선거 사흘 전에는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까지 일어났다.

선거 이후 여당 안에서조차 ‘4대강 속도조절론’이 제기되는 등 원안 추진 의견의 입지는 좁아졌고, 부정적인 사업 전망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4대강 대표주인 이화공영의 주가가 선거 이후 7일까지 26% 떨어졌고, 다른 4대강 관련주들도 선거 직후 20% 정도 내렸다.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평화 상생을 위한 49일 정진’ 행사에서 수경(왼쪽), 법륜(가운데), 무송 스님이 신도들과 함께 108배를 올리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그동안 반대운동 진영은 시민단체 중심의 ‘4대강사업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범대위), 전문가 집단인 운하반대교수모임, 4대 종단이 모인 종교환경회의가 세 축을 이뤄왔다. 선거 직후 이들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광역단체장 당선자들, 야당 등과 연대의 폭을 넓히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단체장들에게는 준설토 적치장을 비롯해 환경·수질과 관련한 각종 허가·감독권 등 4대강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무기’가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연대는 폭발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곽현 민주당 전문위원은 “4대강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예산을 무기로 압력을 넣더라도 쉽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사 차질 불가피 정부는 이미 예산을 투입한 만큼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공기 단축을 위해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지자체가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 공사 차질은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4대강범대위의 공사 현장 모니터링으로 각종 불법 사례가 발견됐지만, 지자체는 늦장을 부리기 일쑤였다.

시민사회에선 모든 구간에서 4대강 반대 광역단체장(충남, 충북, 대전)이 당선된 금강에서 공사가 대폭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낙동강의 경우에도 선거 기간에 문수 스님 분향소에 들른 김두관 당선자가 경남에 버티고 있어 공사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4대강사업 반대’ 고삐 죈다
“15일까지 이대통령 답변 없을땐 범국민 저지운동”
한겨레 박경만 기자 메일보내기 신동명 기자 메일보내기 남종영 기자기자블로그
종교계는 금식기도·108배
천주교 사제들 ‘삭발’까지

6·2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민심이 확인됐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런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자, 각계 대표 인사들과 시민단체,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종교계가 4대강 사업 중단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중단하거나 재검토하지 않으면 범국민적 저지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시민단체와 학계, 문화계 대표 인사 77명은 8일 서울 정동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여기선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 나설지 △이 사업을 2년 만에 끝내야 하는지 △보 건설과 준설이 필요한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재검토할지를 물었다. 이들은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종교계, 시민사회 대표들이 참여하는 ‘4대강 사업의 해법 모색을 위한 범국민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이제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때”라며 “15일까지 책임 있는 답변이 없으면 이 사업에 대해 범국민적 저지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77명 안에는 김영호 유한대 총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도종환 시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이윤기 작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이 포함돼 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본부경남본부, 대구·경북본부,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한국습지 엔지오 네트워크 등은 이날 ‘제3회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간 회의’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 벡스코 앞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4대강 사업 중단을 정부 쪽에 요구했다.

불교계도 이날부터 매일 저녁 7시 서울 조계사 서울한강선원에서 승려와 신도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4대강 생명 살리기 108배’를 시작했다. 전국 주요 사찰에서는 4대강 반대 24시간 정진수행도 전개할 방침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 북한강변에서 릴레이 단식기도를 해온 기독교계도 이날부터 ‘생명의 강 살리기 100일 금식기도회’를 재개했다. 천주교 수원·의정부교구 사제 20여명도 10일 오전 10시 수원 경기도청 앞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1차로 신부 5명이 삭발할 예정이다. 사제들은 이날부터 매일 오전 도청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인다.

남양주 부산/박경만 신동명 기자, 남종영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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