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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 생태사회선교사 김요한 목사 제로 웨이스트 샵 '나아지구' 인터뷰 기사
2026-01-19 09:14:43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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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엔 쉽니다] 서울제일교회 제로 웨이스트 샵 '나아지구' 김요한 목사
생태 선교 중심지 꿈꾸는 나아지구
사라져 가는 제로 웨이스트 샵 "교회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
"기후 위기 가장 큰 피해자는 약자…그리스도인이라면 기후 정의 움직임에 동참해야"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제로 웨이스트. 말 그대로 쓰레기(waste)를 하나도 만들지 말자(zero)는 이 단어는 기후 위기 시대의 대표적인 실천적 운동 중 하나다. 생산부터 소비,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묻거나 태우는 등의 쓰레기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리수거를 잘하자'가 아니라 '처음부터 쓰레기를 만들지 말자'는 것이 목표다.

이런 '제로 웨이스트' 용품만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제로 웨이스트 샵'이라고 부르는 이 가게들은 친환경 제품을 알리고, 업사이클링(버려지는 제품을 창의적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 방식) 체험을 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풀뿌리 기후 위기 운동 대응 센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제로 웨이스트 샵은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고, 경기가 침체하면서 사람들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탓이다. 2016년 문을 연 국내 최초 제로 웨이스트 샵 더피커가 2025년 폐업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때 100개에 이르던 서울 시내 제로 웨이스트 샵은 70개 안팎으로 줄어든 상태다.

한때 유행했던 드라마의 명대사, "그게 돈이 됩니까?"라는 질문을 놓고 보자면 2026년 현재 상황에서 제로 웨이스트 샵은 쉽게 도전하거나 지속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그런데도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곳들이 있다. <뉴스앤조이>가 만난 나아지구 김요한 목사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2023년 문을 연 나아지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 판매와 함께 다양한 생태 선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2023년 문을 연 나아지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 판매와 함께 다양한 생태 선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나와 지구', '나아질 지구' 두 가지 의미를 담은 나아지구는 서울 중구 서울제일교회(정원진 목사) 건물 1층에 있는 제로 웨이스트 샵이다. 평소부터 기후 위기 대응을 교회 핵심 사역 중 하나로 펼쳐 온 서울제일교회는 2023년 나아지구를 열고, 가게를 김요한 목사에게 맡겼다.

2021년, 청소년부 담당 전도사였던 그는 교회가 펼쳐 온 다양한 생태 사역의 가치에 공감하고 동화하면서 나아지구에 뛰어들기로 작정했다. 여러 가게가 문을 닫는 상황 속에서도 서울제일교회와 교인들, 그리고 김 목사는 가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사회선교사로 파송받아 제로 웨이스트 샵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인 30대 목사의 이야기를 1월 14일 나아지구에서 들었다.

김요한 목사는 교회가 자신을 생태 선교사로 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4년째 나아지구 점장을 맡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김요한 목사는 교회가 자신을 생태 선교사로 키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4년째 나아지구 점장을 맡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김요한 목사는 처음 교회에 부임할 때만 해도 '환경 운동'을 할 생각은 없었다.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있었고, 대형 교회보다는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서울제일교회 전도사로 왔다. 하지만 교회가 펼쳐 온 탈핵 운동, 생태 선교, 독서 모임과 세미나 등에 참여하고 다양한 설교를 들으며 서서히 그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다. 그가 교회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동의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고향에서의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 삶의 터전이 완도였어요. 완도는 어촌도 있지만 농촌도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기후가 변했을 때 받는 영향을 몸소 체험했고, 더 크게 다가왔어요. 기후 위기를 이야기할 때 농촌이나 어촌에 계신 분들은 피부로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교회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이 더 공감됐고 비전과 방향성도 잘 맞았어요."

서울제일교회는 나아지구를 단순한 제로 웨이스트 샵이 아니라 '생태 선교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꿈을 꿨다. 2023년 교회 창립 70주년을 맞아 생태환경선교사를 양성하기로 하고, 사람을 찾았다. 여느 교회가 해외 선교지에 선교비를 보내는 것처럼, 2년 치 생활비를 주고 생태 사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기로 한 것이다. 김 목사는 이 도전에 응했다. 젊고 역동적인 활동을 원했던 교회도 그를 기꺼이 사회선교사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생활적 안정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고 역동적이며 평소 관심 가졌던 사역을 펼칠 수 있는 "선물 같은 기회"였다. 김 목사는 나아지구 점장을 맡아 가게 운영과 함께 샴푸 바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와 플라스틱 전시회, 소형 가전제품 수리 워크숍 등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나아지구는 15평 남짓한 공간에서 나무 부산물인 CXP 소재로 만든 머그잔과 앞접시, 고체 치약, 생분해 비닐 등 수십 가지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판매한다. 한쪽에는 주방 세제, 섬유 유연제, 식용유 등을 필요한 만큼만 담아 구입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자원 수거함을 설치해 폐전선, 우유 팩, 플라스틱 뚜껑 등 재활용 가치가 높지만 버려지기 쉬운 자원들을 모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 가게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 아래, 김요한 목사는 기후 정의 강사로도 활동하며 다른 교회들을 방문해 강연하고 선교 협약을 맺어 왔다. 그의 노력으로 지난 3년간 10개 교회가 제로 웨이스트 샵을 설치했다.

 
나아지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 판매뿐 아니라 리필 스테이션과 자원 수거함 등을 설치하며 생태 선교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나아지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 판매뿐 아니라 리필 스테이션과 자원 수거함 등을 설치하며 생태 선교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간혹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유난 떤다", "그래 봤자 미국·중국이 재활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마구 버려서 바뀌는 건 없다"며 힐난하는 이들도 있다. 김요한 목사는 이러한 비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 극복과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법적으로 기업을 제재하는 게 더욱 시급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구조가 바뀌기만을 기대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김 목사는 지적했다.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사용하는 작은 노력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로 웨이스트 선택은 세상을 즉각적으로 변화하기보다는 삶의 기준을 바꾸는 거예요. 내가 오늘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제로 웨이스트의 시작이에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선택을 계속하다 보면 삶의 기준이 바뀌거든요.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국가가 하는 것만 쳐다보고 있다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아요." 

제로 웨이스트 샵은 현실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각종 물품은 한번 구입하면 오래 쓰는 걸 지향하기 때문이다. 임대료나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많이, 자주 팔아야 하는 자본주의 구조에서 '손해 보는' 장사다. 또한 가게마다 있는 '리필 스테이션'은 고객이 직접 방문해야만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클릭 몇 번이면 새벽이고 저녁이고 문 앞까지 상품을 가져다주는 시대에 역행하는 흐름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목사는 이런 불편함을 반복하고 연습해야 교회와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리필 스테이션에서는 내가 원하는 만큼 물품을 가져갈 수 있어요.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습관으로 절제를 배우고, 시대가 계속 주입하는 '축적의 문화'를 거부하는 연습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삶의 기준이 바뀐 사람들이 모이면 정책을 요구하게 되고, 교회 안에서는 선교 방향이 바뀔 수 있어요. 대중들의 시각이 변하면 시장까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로 웨이스트를 사용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말은 결과만 보고 과정은 지워 버리는 태도라고 봐요. 역사적으로 변화는 언제나 작은 것부터 시작하잖아요."

김요한 목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의 '낯섦'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회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김요한 목사는 제로 웨이스트 제품의 '낯섦'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회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제로 웨이스트 제품은 불편하고 낯설다는 인식 탓에 진입 장벽이 있다. 하지만 김요한 목사는 교회에서 샵을 운영하며 교인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질감 때문에 샴푸 바나 고체 치약 등을 사용할  망설였던 사람들도 직접 경험해 보자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목사는 고정 관념을 극복하려면 교회가 교인들에게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써보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하지 않으면 몰라요. 제로 웨이스트 물품은 턱(진입 장벽)이 있어서 본인 돈으로 구입하기 쉽지 않죠. 그런데 한번 사용해 보면 다르거든요. 고정 관념이 깨지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교회에서 선물을 많이 하는데,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해주는 등 교회가 한 번이라도 체험할 기회를 만든다면 인식 전환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김요한 목사는 교회에서 제로 웨이스트 샵을 운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말한 어려움, 즉 임대료 걱정과 지역 곳곳에 거점을 만드는 것은 교회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교회의 공간이 남아돌아요. 제로 웨이스트 샵들이 임대료를 못 내 폐업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거든요. 교회가 공간을 내줄 수 있다면 정말 좋죠. 또, 교회는 네트워크가 있잖아요. 지역 곳곳에 많은 교회가 있는데, 모두 움직인다면 국가도 가만히 있지 않겠죠. 최근 교회 공간을 돌봄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논의도 있었잖아요. 그런 것처럼 자원 수거나 제로 웨이스트 물품 판매 역할을 교회 등 종교 시설이 중심 역할을 하고 정부가 협력한다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는 새로운 모델이 되지 않을까요."

김요한 목사는 교회가 환경, 생태 운동에 동참하려면 목사님의 설교와 목회 방향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김요한 목사는 교회가 환경, 생태 운동에 동참하려면 목사님의 설교와 목회 방향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안디도

제로 웨이스트 샵까지 나가아려면 전반적으로 교회 내에 기후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교인들에게 각인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교인들이 어떻게 하면 이 문제에 더 관심 가질 수 있을까. 김요한 목사는 '설교'를 강조했다. 설교 시간에 목회자가 한마디라도 이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위로부터 변화가 좋은 구조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목사님의 설교예요. 목회자가 기후 위기 문제에 동의해 교인들에게 설교한다면 정말 큰 변화가 있더라고요. 해외 사례를 보고 제가 경험해 보니 목회자의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때문에 목회자와 장로 등 리더들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죠. 목사 후보생으로 교육받을 때도 생태 선교, 생태 신학을 필수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기후 위기를 부정하거나 정치적 문제로 여기는 교회들이 있다. 김요한 목사는 "기후 위기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신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라면 생태 환경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말씀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은 어떤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셨고 약자 편에 서 계셨어요. 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셨고 소수가 있는 곳으로 가셨죠. 데이터로 봐도 기후 위기로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가난한 사람,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약자예요. 그런데도 교회는 자꾸 외면하고 있잖아요. 그냥 방관하는 건 '지금이 괜찮다. 현실에 안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침묵은 묵시적인 동의예요. 이게 과연 올바른 길일까요. 예수님도 로마 권력에 저항하셨고, 정치 사범으로 십자가에 매달리셨잖아요. 예수님께서 핍박받으신 모습을 보면 당연히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신앙인으로서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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