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E WAY — 은폐된 동행
길모퉁이에 서 있는 표지판은 말한다.
ONE WAY.
이 길은 하나뿐이라고.
삶도 그렇다.
우리는 한 번뿐인 시간을 살고,
돌아갈 수 없는 선택들 속에서
앞으로만 걸어간다.
욥도 그랬다.
그는 고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설명 없는 시간 속으로
밀려 들어가야 했다.
그의 길에도 다른 방향은 없었다.
그러나 길이 하나라는 사실이
하나님이 보인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길이 하나일수록
하나님은 더 보이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응답 없는 하늘 아래에서,
욥은 묻고 또 물었다.
“왜 이 길인가.”
하지만 끝내 들은 것은
설명이 아니라
폭풍 속에서 들려온 한 존재의 기척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길도 늘 그렇다.
우리는 이유를 알고 걷지 않는다.
다만 걷고 나서야
그 길 위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그래서 어떤 순간,
사람은 걷다가 멈춘다.
멈추어 바라본다는 것은
길을 거부하는 일이 아니라,
그 길 속에서 숨겨진 동행을 찾는 일이다.
하나님은 종종
길을 바꾸지 않으신다.
대신 그 길 위에
조용히 함께 서 계신다.
우리는 그 사실을
길이 끝난 뒤에야 알거나,
혹은 잠시 멈추어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느낀다.
ONE WAY.
표지판은 명령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그것은 고백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하나의 길이지만,
그 길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보이지 않을 뿐,
설명되지 않을 뿐,
그러나 끝내 떠나지 않는
은폐된 동행이 있다고.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돌아갈 수 없는 길 위에서
조용히 걷는다.
그리고 가끔은 멈추어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함께 걷고 있는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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