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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 (이승정 목사)
2026-03-04 11:19:28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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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창세기 28장 10 - 12절
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11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줄타기
   황동규


집을 나서면 줄을 탄다
등 뒤로 말뚝이 박히고
하늘 어디엔가 또 하나 말뚝이 박힌다
보이지 않는 비가 내린다
줄 따라 두 팔 들고
몸의 중심을 옮긴다
뒤로도 옮긴다
보이지 않는 비가 자꾸 내린다
이따금 힘겹게 치는 번개
언뜻 말뚝이 보이다 사라진다
사라진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꿈을 꾼다
꿈이 꿈 같지 않으면 뒤집어 꾼다
누른 해 하늘 한가운데 빛나고
나는 벌거벗고 거리에 서 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낯선 사람들이
둘러서서 내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흔들어도 다시 안 뒤집어져
흔들어도 다시는,
보이지 않는 비가 자꾸 내린다.


* 인간은 엄마의 자궁을 나선 순간부터 하늘을 향해 줄타기를 합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희극과 비극 사이에서 두 팔을 들고 몸의 중심을 옮겨가며 한걸음씩 줄타기를 합니다.
욕심에 쏠린 몸을 바로 잡고자 뒷걸음질 칠 때도 있지만 하늘 어딘가에 박혀있는 말뚝을 향해 앞으로 나갑니다.
행복이라는 한 팔만 들다 온몸이 흔들거리면 불행이라는 다른 팔로 균형을 맞추는 줄타기를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보이지 않게 내리는 가랑비에 몸이 젖기도 하지만 천둥소리에 장단 맞춰 춤추듯이 줄타기를 합니다.
이따금 힘겹게 비추는 번개불에 의지하여 균형을 잡고 노래 부르며 줄타기를 합니다.
인생이란 위대한 출생과 미지의 죽음 사이에서 일어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입니다.

야곱은 쌍둥이로 태어났습니다.
엄마 자궁에서 늦게 나오게 되자 억울한 심정으로 형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났습니다.
그 이후 장자라는 명분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형과 다투는 인생 줄타기를 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덕인지 형과 아버지를 속이고 원했던 장자 축복을 받았지만 이에 원한을 품은 형 에서의 보복이 두려워 밤 봇짐을 싸 도망했습니다.
그동안 그가 의지했던 모든 것들은 무너졌고 무명의 루스 지역까지 도망쳐 홀로 잠드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야곱이 의지하던 번개불은 사라지고, 그가 갖고자 했던 장자라는 말뚝마저 사라졌습니다.
오직 두려움뿐이었습니다.
야곱의 줄타기 인생은 실패로 끝나는 것 같았습니다.

의지하던 번개불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힘겹게 치던 번개불 사이에 말뚝이 보이다 사라지다를 반복합니다.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면 두려워집니다.
길이 사라질 때마다 두려워집니다.
이때 시인은 다짐합니다.
‘나는 꿈을 꾸겠다.  앞길이 보이지 않으면 오히려 꿈을 꾸어 앞길을 보겠다.’

“이따금 힘겹게 치는 번개 / 언뜻 말뚝이 보이다 사라진다 / 사라진다,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 보이지 않으면 꿈을 꾼다 / 꿈이 꿈 같지 않으면 뒤집어 꾼다 /”

앞길이 사라지면 꿈을 꾸고, 꿈이 꿈 같지 않으면 뒤집어서 꿈을 꾸며 줄타기를 계속하겠다고 스스로를 격려합니다.
그래서 야곱은 하나님과 협상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여 가는 길을 지켜주고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하면 기둥으로 세운 돌로 하나님의 집을 짓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드리겠습니다.(창세기 28장 20-21절)’
꿈에서 깨어난 야곱은 줄타기하듯 하나님과 인생길을 협상합니다.
꿈에서 본 사닥다리를 의지하여 야곱은 줄타기 인생길을 견디며 살아가는 방법으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꿈을 꾸듯이 하나님 앞에서 줄타기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야곱은 꿈을 꾸어야 줄타기 인생을 견디며 살아갈 수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힘이 드십니까?
그러면 함께 노래하듯 외쳐보면 어떨까요?
“보이지 않으면 꿈을 꿀 것이다.  꿈이 꿈 같지 않으면 뒤집어 꿀 것이다.  꿈을 꾸며 하나님 앞에서 줄타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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