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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솔 - (이승정 목사)
2026-05-10 09:12:38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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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솔

창세기 13장 8 – 9절
8절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9절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파라솔

김재진


발레리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라고 노래했지만
바람이 불면 나는
마당에 펴놓은 파라솔을 접어야 한다.
태풍이 온다는데 접지 않고 내버려둔 파라솔을
길 가던 누군가 문 따고 들어와 접어놨다.
문 열어놓고 다니는 나를 알고 있는 누구인지
지나가던 우체부나 검침원인지
내 집을 제 맘대로 들고나는 사람들께
경외심을 느낀다.
생명에 대한 경외가 아니라
무단침입에 대한 경외이니 이건
그들과 나 사이에 금 긋지 않은
경계 없는 세상에 대한 그리움이다.
봐라.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지 않느냐.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파라솔까지 접어주니.
접히는 것들은 다 아름답다. 너와 나 사이에
금 그어놓은 뭔가를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한 수 접어준다는 말이다.
한 수 접고 모르는 척 네 편이 된다는 말이다.
태풍에 파라솔 챙기듯 접어주며
내 편, 네 편 없다는 걸 보여준다는 말이다.


** 시인은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한 구절인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를 인용하며 시를 시작합니다.
바람이 불든 안 불든 살려고 얘를 써야 하지는 않느냐 식의 패러디되고 있는 시구를 인용하여 시인은 바람에 약한 파라솔을 끄집어냅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볼 때 파라솔이 생존하는 방식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접히는 것입니다.
스스로 접을 수 없으니 누군가에 의해서 접혀야 합니다.
접히지 않고 쓰러지면 곁에 있는 장독이나 화분을 깰 수 있고 찢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라솔은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접히는 것입니다.
접히는 파라솔을 보면서 시인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사랑을 슬쩍 흘립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 한 수 접어준다는 말이다.”

접히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닙니다.
힘이 없어 접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랑하기에 한 수 접히는 것입니다.
우산이 접히면 멀리 펼쳐있던 우산살들이 가까이 모이듯 사랑하기에 모르는 척 한 수 접히며 너의 곁에 가까이 머무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접혀주고 접히는 마음이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다시 한번 시인의 마음을 살펴봅니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파라솔까지 접어주니.
접히는 것들은 다 아름답다. 너와 나 사이에
금 그어놓은 뭔가를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한 수 접어준다는 말이다.
한 수 접고 모르는 척 네 편이 된다는 말이다.
태풍에 파라솔 챙기듯 접어주며
내 편, 네 편 없다는 걸 보여준다는 말이다.

*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게 한 수 접고 그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아브라함과 조카의 마지막 헤어짐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 편 네 편이 없는 한 형제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삼촌이라는 윗사람이고, 조카를 보호해 준 은혜의 사람이고, 많은 종과 재산을 가진 강한 사람이었지만 오히려 한 수 접고 조카인 롯에게 선택권을 줌으로 사랑을 보여주고 실천했습니다.
사랑이란 둘 사이에 불어오는 시험의 바람, 유혹의 바람,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파라솔을 접듯이 한 수 접어 두는 것입니다.
시인의 말처럼 스스로 접혀주고 접히는 마음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지 않는 마음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 입지 않고 주지 않도록 행동하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리고 유혹의 바람으로 인한 상처를 입지 않도록 서로를 지켜줄 것입니다.

오늘 하루 한 수 접어지는 파라솔의 마음으로 살아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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