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1일 (금) 일점일획_“지팡이와 막대기” 혹은 “막대기와 지팡이? - 시편 23편 4절에 대한 묵상(우진성)(IBP)
2026-08-20 21:32:37
묵상 관리자
조회수 23
“지팡이와 막대기” 혹은 “막대기와 지팡이? - 시편 23편 4절에 대한 묵상
https://ibp.or.kr/wordspostachio/?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k7fQ%3D%3D&bmode=view&idx=7979837&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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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사랑받아온 시편들을 꼽자면 단연 시편 23편이 목록의 상위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1절)”,”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4절)” 등의 구절을 가슴에 품고 하루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많을 것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개역성경은 4절 하반부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로 번역하는 반면, 새번역은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로, 공동번역은 “막대기와 지팡이로 인도하시니”로 번역하면서, 지팡이와 막대기의 순서를 뒤바꿔 놓았습니다. “지팡이와 막대기(개역)”, 그리고 “막대기와 지팡이(새번역, 공동번역)” 중 어느 것이 히브리어 원문에 더 가까운 번역일까요?
문제가 되는 두 단어는 “쉐베뜨(שֵׁבֶט)와 “미쉬에넷(מִשְׁעֶנֶת)”입니다. 우선 “쉐베뜨”는 양치기용 막대기를 가리킵니다. 레위기 27장 32절의 “목자의 지팡이,” 미가 7장 14절의 “주의 지팡이로… 양떼를 먹이시되” 등에서 사용된 단어가 “쉐베뜨”입니다. 양떼를 이끄는 데 사용하는 목자의 막대기라는 이미지는 왕이나 지도자의 상징으로 확장됩니다(창49:10, 삿5:14, 사14:5, 겔19:11, 암1:5, 8). 누군가를 때리고 공격하는 용도로도 사용되며(출21:20, 사28:27, 미4:14, 참고: 삼하18:14에서 요압이 압살롬을 공격한 무기도 쉐베뜨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나는 그에게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내게 아들이 되리니 그가 만일 죄를 범하면 내가 사람의 매(쉐베뜨)와 인생의 채찍으로 징계하려니와(삼하7:14)
내가 회초리(쉐베뜨)로 그들의 죄를 다스리며 채찍으로 그들의 죄악을 벌하리로다(시89:32)
반면에 “미쉬에넷”은 환자나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짚는 지팡이를 뜻합니다.
지팡이(미쉬에넷)을 짚고 일어나 걸으면 그를 친 자가 형벌은 면하되(출21:19)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예루살렘 길거리에 늙은 남자들과 늙은 여자들이 다시 앉을 것이라 다 나이가 많으므로 저마다 손에 지팡이(미쉬에넷)을 잡을 것이요(슥8:4)
보라 네가 애굽을 믿는도다 그것은 상한 갈대 지팡이(미쉬에넷)와 같은 것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손이 찔리리니 (사36:6)
정리하면 이와 같습니다. “지팡이”를 “걸을 때 도움을 얻기 위하여 짚는 막대기(표준국어대사전)”라고 정의한다면 이러한 의미에 어울리는 것은 쉐베뜨가 아니라 미쉬에넷입니다. 물론 양치기가 사용하는 막대기(쉐베뜨)를 짚고 일어서거나 걷는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좁은 의미의 정의에서라면 새번역과 공동번역처럼 쉐베뜨를 막대기로, 미쉬에넷을 지팡이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쉐베뜨가 양이 그릇된 길로 가지 않도록,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떨어지지 않도록 때로는 우리를 꾸짖고 징계하시는 하나님의 공의를 나타낸다고 할 때, 미쉬에넷은 우리가 걸을 힘도 일어설 힘도 없을 때 의지가 되고 힘이 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