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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4일 (금) 일점일획_"디아스포라"에 대한 묵상(우진성)(IBP)
2026-08-13 23:18:54
묵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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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에 대한 묵상

우진성

디아스포라는 헬라어로 διασπορά라고 쓴다.  δια(디아)와 σπορά(스포라)의 합성어이다. δια는 "via 혹은 through"라는 뜻을 지닌 전치사인데 공간의 확장을 나타낸다. "~에 걸쳐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σπορά는 "뿌려진 씨앗"을 말한다. 이스라엘의 파종 방식은 씨를 던져 뿌리는데, 이때 던져 뿌려진 씨앗을 σπορά라고 한다. 디아스포라는 마치 뿌려진 씨앗들 처럼 전 세계에 걸쳐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을 이르는 말이다. 주로 사람을 이르는 말이지만, 그들이 흩어져 살게 된 장소 자체를 이르기도 한다. 

유대인들이 흩어져 살게 된 것은 물론 바벨론 포로 때문이다. 고레스 칙령에 의해 유대인들은 바벨론에서 이스라엘로 돌아왔지만, 돌아온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였다. 나머지는 바벨론 인근 일대에 흩어져 살기 시작하였고, 포로귀환의 때로부터 몇 세기 지나지 않아, 고대 세계 구석 구석에 유대인 공동체가 자라기 시작하였다. 디아스포라는 기원전 6세기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유대인의 존재 방식인 것이다.  

신약에 디아스포라라는 단어가 세 번 밖에 나오지 않는 것은 의외이다. 그 중 둘은 야고보서와 베드로서의 인사말이다. 

 

야고보서 1:1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인 야고보가 세계에 흩어져 사는 열두 지파에게 문안을 드립니다.

 

밑줄 친 부분을 직역하면 "디아스포라에 살고 있는 열두 지파에게"가 된다. 열두 지파는 이스라엘을 뜻하는 비유어이고, 디아스포라는 "흩어져 사는 유대인"이라는 뜻 보다는 "흩어져 사는 지역"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베드로전서는 야고보서 보다 더 복잡한 인사말로 시작한다.

 

베드로전서 1:1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베드로가, 본도와 갈라디아와 갑바도기아와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져서 사는 나그네들인, 택하심을 입은 이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밑줄 친 부분의 원문에서는 디아스포라를 "택하심을 입은 나그네"가 수식하고 있다. "택하심을 입은 나그네인 디아스포라들에게"가 된다. 여기서는 디아스포라가 흩어진 장소가 아니라 흩어진 사람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복음서에도 디아스포라가 나온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그를 핍박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잠시동안 너희와 함께 있고, 곧 나를 보내신 분에게로 간다"라고 했을 때, 이 말을 들은 유대인들은 서로 이렇게 말한다. 

 

요 7:35   "이 사람이 어디로 가려고 하기에, 자기를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가? 그리스 사람들 가운데 흩어져 사는 유대 사람들에게로 가서, 그리스 사람들을 가르칠 셈인가? 

 

먼저, 원문에서 "그리스 사람"에 해당하는 단어로 Ἕλλην(헬렌)이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좁은 의미로는 "그리스 사람"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로 "그리스의 영향 아래에 있는" 혹은 "그리스의 문화 아래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는 점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구절과 요한복음 12:20절, 그리고 신약의 다른 구절들에서도(사도행전 16:1, 3, 21:28, 고린도전서 1:22, 갈라디아서 2:3) 이 단어는 "그리스 사람"으로 번역하기 보다는 "이방 사람"으로 번역하는 것이 낫다. 알렉산더 대왕 이후로 그리스 문화는 동방에 전파되었고 동방 문화와 만나 헬레니즘이 탄생했는데, 헬레니즘 영향 아래에서는 좁은 의미의 "그리스"라는 경계는 무너지고 넓은 의미의 헬레니즘으로 확산되었다. 그런 배경에 비추어 볼 때, Ἕλλην(헬렌)의 번역을 "그리스 사람"으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요한복음 7장에서 유대인들이 한 말은, "예수께서 이방인들에게로 가서 이방인들을 가르칠 셈인가?"였다. 

이방 세계는 그들의 가치관을 지키며 살았다. 그들 가치관의 중심에는 다신론이 있다. 다신론은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적 태도와 결부된다. 여러 지역의 신들이 서로 소개되고 수입되고 토착화되었다는 것은 신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요소 역시 그렇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는 방식을 Ἑλληνικός(헬레니코스)라 불렀다. 

그리스적 혹은 이방적 삶의 방식과 대조되는 삶의 방식은 Ἰουδαϊσμός(이우다이스모스)이다. 신약에서 "유대교"로도 번역되었지만 당시 유대교는 현대적 의미의 종교 이상이었고 삶의 전 영역을 관장하는 삶의 방식이었다는 점을 기억할 때 "유대적 삶의 방식"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겠다. 유대적 삶의 방식을 이루는 핵심적 가치관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유일신론, 다른 하나는 율법을 지키는 삶의 방식. 

디아스포라 유대인을 다른 말로는 Ἑλληνιστής(헬레니스테스)라 부를 수 있다. "헬라말을 하는 유대인"이라는 뜻이다. 사도행전 9장 29절을 보면 사울이 회심한 후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그리스 말을 하는 유대사람들"과 토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이 헬레니스테스였고, 그들은 모두 디아스포라에서 온 유대인들이었다. 

우리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 Ἑλληνιστής(헬레니스테스)의 존재적 갈등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한편에서는  Ἰουδαϊσμός(이우다이스모스)이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Ἑλληνικός(헬레니코스)일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었다. 다신론 대신 한 분 하나님을 섬기지만, 삶의 방식이 팔레스타인의 유대인들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율법을 지키려 해도, 율법을 지킬 수 있는 환경 속에 있지 않았다. 율법을 지킬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삶을 영위한 팔레스타인의 유대인들조차 율법을 지키지 못하였는데, 이방 땅에서 이방인들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나님의 의가 율법을 통하여 나타난 시절에 디아스포라의 헬레니스테스들은 열등한 유대인이요 부정한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의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새 시대에 이들은 세계에 복음이 널리 전파되는 전진 기지가 되었다. 그들은 유대적 신앙과 헬라적 포용성 모두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난 모든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요약할 수 있는 복음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교회는 예루살렘에 가장 먼저 세워졌지만 유대인 그리스도인들만 남게 된 예루살렘교회는 점차 빛을 잃어갔다. 반면 안디옥의 이방인과 디아스포라 헬레니스테스들이 함께 세운 안디옥교회는 복음을 열방에 전하는 중심교회가 되었다.

https://ibp.or.kr/wordspostachio/?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Q6InBhZ2UiO2k6Mjk7fQ%3D%3D&bmode=view&idx=8077690&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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