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8일 (토) 사진그림묵상_순례자(김민수목사)
2026-02-27 21:31:37
묵상 관리자
조회수 59

순례자
순례자는 멀리 떠나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안의 소음을 건너 침묵이 있는 자리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다.
높은 천장과 오래된 돌기둥은
인간의 작음을 드러내지만,
그 작음은 결핍이 아니라 겸손의 시작이다.
빛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부서진 색으로 내려오고,
그 빛 아래 앉은 한 사람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자신의 짐을 내려놓는다.
순례자는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이 아니라
머무를 줄 아는 사람이다.
말보다 긴 침묵을,
확신보다 깊은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도시는 분주하게 흘러가지만
이 공간에서 시간은 걸음을 늦춘다.
그리고 순례자는 안다.
길은 바깥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 St Paul's Cathedral, Melbou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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