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
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그런데 가끔 그 상식을 깨는 이들이 있다.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어서, 혹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혹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이들이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어느 사관이
“최저가 장공을 시해했다.”라고 기록했다.
최저가 그를 죽였다.
그 동생이 다시 똑같이 쓰자 최저가 다시 그를 죽였다.
그 막냇동생이 다시 똑같이 쓰자 죽이지 않았다.
- <사기> 제태공세가 중에서 -
춘추시대 진(晉)나라 문공 때 이리(李離)라는 법관이 있었다.
그가 잘못된 판결로 사람을 죽이게 되자 스스로 옥에 갇혀 처형을 요청했다.
왕이 말하기를
“하급관리의 실수에 의한 것이니 그대의 죄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하급관리에게 자리를 양보한 일도 없고, 그들에게 이익을 나누어 주지도 않았는데
지금 판결의 잘못을 하급 관리에게 떠넘길 수는 없습니다.”했다.
왕이 말하기를
“그러면 과인에게도 죄가 있는 것이오.”했다.
이리가 말하기를
“형벌을 잘못 내려 사람을 죽였으면 마땅히 판결 내린 자가 죽어야 합니다.
왕께서는 신이 가리워진 부분까지 심리하여 어려운 안건을 판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
법관으로 임명하셨는데 지금 잘못 판결하여 사람을 죽였으니 그 죄는 죽어 마땅합니다.”
하고는 칼에 엎드려 죽었다.
- <사기> 순리 열전 중에서 -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지만
사람답기 위해서 사는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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