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의 기도 _ 배지홍 목사(제주노회 서기 / 제주 중부교회 담임)
8월 2일 성령강림후 열째주일
생명의 하나님,
뜨거운 햇살 아래
곡식과 열매를 자라게 하시고
오늘도 우리에게
생명의 숨결과 하루를 이어갈 양식을
허락하시니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를 뒤로 미루고,
이웃의 아픔보다 우리의 작은 불편을 먼저 헤아렸던
우리의 마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메마른 들판에 단비가 스며들 듯
우리의 지친 심령에 임하셔서
새 힘을 부어 주시고,
식어버린 마음 깊은 곳에
다시 따뜻한 불씨를 밝혀 주옵소서.
무더위 속에서도 묵묵히 하루를 견디는 이들과
병상에 누운 이들을 주님의 그늘로 감싸 주시고,
수고하는 이들의 발걸음 위에
잔잔한 쉼을 내려 주소서.
우리의 교회가
지친 이들이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는
따뜻한 품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손길이
세상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위로의 손이 되게 하옵소서.
생명의 영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8월 9일 성령강림후 열한째주일 / 평화·통일주일
평화의 왕이신 하나님,
전쟁의 폐허와 분단의 긴 아픔 속에서도
이 민족을 버리지 않으시고,
절망 속에서 다시 일어서게 하셨으며,
아직 평화를 포기하지 않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해 왔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을 쉽게 미워했고,
화해를 말하면서도,
가까운 사람에게 먼저 손 내밀지 못했습니다.
이념과 지역과 세대의 이름으로
서로를 나누고 판단했으며
북녘의 동포들이 겪는 아픔을 잊은 채
우리만의 평안에 만족했습니다.
우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주님,
휴전선보다 높이 자라난
불신과 증오의 벽을 허물어 주옵소서.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힘의 언어를 내려놓고
대화와 협력의 길을 선택하게 하시며,
굳게 닫힌 만남과 교류의 문이
다시금 열리게 하옵소서.
남과 북의 모든 사람이
전쟁의 두려움 없이 살아가게 하시고,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전쟁과 폭력을 멈추어 주옵소서.
하루아침에 집과 고향을 잃은 난민들과
부모의 품을 잃고 울고 있는 어린이들을
긍휼히 품어 주옵소서.
주님,
한국교회가 어느 이념의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십자가로 막힌 담을 허무신
그리스도의 평화를 따르게 하옵소서.
우리와 생각이 다른 이의 말에도
귀 기울이게 하시고,
분노를 부추기는 말보다
상처를 싸매는 말을 선택하게 하시며,
갈라진 관계에 먼저 손 내미는
화해의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의 화평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8월 16일 성령강림후 열두째주일
해방의 하나님,
억압 아래 신음하던 이 민족에게
광복의 새 아침을 허락하시고,
자유를 향한 간절한 기도와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시고
오늘의 은혜를 허락하셨으니 감사드립니다.
주님,
우리는 자유를 선물로 받았으나
때로는 그 무게를 가볍게 여겼습니다.
자유를
이웃을 섬기는 기회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권리로만 사용했고,
힘없는 이들의 자유가 짓밟힐 때 침묵했습니다.
우리의 무관심과 무책임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
우리를 두려움과 탐욕,
거짓과 혐오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하옵소서.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가
방종이 아니라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는 자유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나의 권리만 주장하지 않고,
약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게 하옵소서.
특별히
여름 신앙수련회를 통해 말씀을 배운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을 축복합니다.
세상의 경쟁과 성공만을 좇지 않고
진리와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믿음의 사람으로 자라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주신 자유가
우리 안에서 머무르지 않고,
상처 입은 이웃을 일으키는
사랑이 되게 하옵소서.
우리가 받은 자유를
감사로 누리고
사랑과 책임으로 살아내게 하실 줄 믿사오며,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8월 23일 성령강림후 열셋째주일
창조주 하나님,
하늘과 땅과 바다를 지으시고,
햇빛과 바람과 비로
모든 생명을 길러주시니 감사합니다.
용서의 주님,
우리는 창조세계를 선물로 받았으나
소유물처럼 함부로 다루었습니다.
더 많이 가지고 편리하게 살기 위해
산과 강을 훼손하고,
우리의 욕망이
미래 세대에 남길 상처를 외면했습니다.
생명보다 이익을 앞세운 우리 잘못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신음하는 피조세계의 탄식을
굽어살펴 주소서.
뜨거워진 땅과 오염된 바다,
사라져 가는 생명을 긍휼히 여기시고,
폭염과 폭우, 산불과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뜨거운 일터에서 수고하는
들과 바다, 건설 현장과 거리에서 일하는 이들을
지켜 주시옵소서.
땀 흘려 일한 이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게 하시고,
산업재해와 과로로 생명을 잃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옵소서.
실직과 부채, 생계의 어려움으로
잠 못 이루는 가정을 붙들어 주옵소서.
끼니를 걱정하는 어린이와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보내주시고, 누구도
재난과 가난 속에 버려지지 않게 하옵소서.
이 시대의 교회가
창조세계의 청지기로서
낭비와 과소비에서 돌이키고,
편리함보다 생명을 선택하게 하시며,
상처 입은 땅과 이웃 곁에 희망의 씨앗을 심게 하옵소서.
모든 생명을 품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8월 30일 성령강림 후 열넷째 주일
우리를 부르시고 보내시는 하나님,
8월의 뜨거운 날들을 지나도록
우리의 삶을 지켜주시고,
기쁨과 슬픔의 모든 순간에 동행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시간,
우리가 말씀을 들었으나
삶으로 순종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예배당에서는 사랑을 고백하면서
가정과 일터에서는 날카로운 말로 이웃을 상하게 했고,
복음을 말하면서
사랑과 온유를 잃었습니다.
우리의 위선과 무책임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성령님,
우리를 예배의 자리에서 삶의 자리로 보내 주옵소서.
가정과 일터, 우리가 머무는 곳마다
다툼이 화해로, 절망이 소망으로 바뀌게 하옵소서.
새 학기를 시작하는 다음 세대들을 지켜 주옵소서.
성적과 경쟁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게 하시고,
선생님들에게는 사랑과 지혜를,
학부모들에게는 기다림을 더하여 주옵소서.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모든 교회를 붙들어 주옵소서.
총회와 노회와 지교회가
세상의 성공보다 복음의 진실을 따르고,
편안한 길보다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며,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의 곁을 지키게 하옵소서.
우리가 드린 기도가
삶 속에서 열매 맺게 하옵소서.
누군가 먼저 나서기를 기다리지 말고,
우리부터 용서하고 나누며 섬기게 하옵소서.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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