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 민사6-2부는 보안사 요원들이 서울제일교회 내부 갈등을 조장하고 예배를 방해했으며, 폭력배까지 동원해 교인들을 폭행·감금한 사실을 인정하고 대한민국이 교회와 교인 95명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박형규 목사는 박정희·전두환 정권 아래에서 1973년부터 1987년까지 여섯 차례 구속돼 3년 넘게 옥고를 치른 대표적인 반독재 운동 목회자다.
문익환 목사와는 다른 '버라이어티'한 탄압
같은 시기 여섯 차례 구속된 문익환 목사가 3·1민주구국선언,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 비교적 무거운 시국사건으로 반복 구속된 것과 달리, 박형규 목사는 남산 부활절연합예배 사건, 선교자금 횡령·배임 혐의, 불온삐라 제작 배후 혐의 등 파렴치범·용공분자로 몰기 위한 죄목이 뒤섞여 적용됐다. 기사는 이를 두고 마땅한 시국사건이 없을 때조차 정권이 그를 집요하게 얽어 넣으려 했던 정황으로 해석한다.
일제강점기 탄압 방식과의 유사성
기사는 박형규 사건을 일제강점기 종교 탄압 사례들과 나란히 짚는다. 조선총독 암살모의 혐의를 뒤집어씌운 1911년 사건, 신사참배 거부자를 교회 밖으로 밀어내려 한 주기철 목사 사건, 새벽기도 강령을 조작한 평사교회 사건 등을 언급하며 국가권력이 교회 내부 갈등을 부추기거나 없는 혐의를 조작해 종교인을 고립시키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고 지적한다. 박형규 목사 역시 교회에서 밀려난 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중부경찰서 앞 노상예배를 이어가며 '길 위의 목사'로 불렸다.
기사의 제목이 된 플래카드는 1973년 4월 22일 남산 부활절연합예배를 위해 준비된 "주여! 어리석은 왕을 불쌍히 여기소서" 문구였다. 실제 게시되지는 못했지만, 검찰은 이를 근거로 박형규 목사를 '내란음모 책임자'로 몰아 구속했다. 기사는 이 사건을 포함한 여러 탄압 양상이 정권이 그를 얼마나 경계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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