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총회, '목회자 최저생계비 공청회' 개최
목회자 최저생계비 공론화 본격화…사례비 기준·참여소득·교단 공동책임 등 제도적 대안 논의
방성준 기자 | 입력 2026.07.31 08:53

농어촌교회의 쇠퇴와 저출산,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 약화 속에서도 복음 사역에 헌신하는 목회자들이 기본적인 생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공론화하고, 지속 가능한 목회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이종화 목사, 이하 기장) 제110회 총회 목회자 최저생계비 연구 특별위원회(위원장 고성택 목사)는 7월30일 총회본부 대회의실에서 '목회자 최저생계비 공청회'를 개최하고, 목회자 최저생계비 보장을 교회 개별의 문제가 아닌 노회와 총회가 함께 책임지는 교단 차원의 과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총회 측은 이번 공청회의 취지를 설명하며 목회자 최저생계비 연구는 단순히 최저 사례비를 논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소득, 표준동역합의서, 연금과 사회보험 등 다양한 제도를 연계해 지속 가능한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월 153만원' 소형교회 목회자, 최저임금도 못 미쳐
주제강연에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한국교회 목회자의 경제적 현실과 지속 가능한 목회를 위한 제도적 과제'를 발표하며 한국교회 목회자의 소득 구조와 빈곤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2023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 월평균 소득은 216만원으로, 도시근로자 평균(330만원)의 3분의 2 수준이다.
특히 교인 수 50명 미만 소형교회 담임목사 월평균 사례비는 153만원에 그쳐 2026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215만6880원)을 크게 밑돌았다. 소형교회 목회자의 30%는 비정기적 사례비를 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재영 교수는 빈곤의 원인으로 목회자 수급 불균형(예장통합 교단 목회자 2만3천명, 교회 수 1만개 미만), 신학교 난립(전국 400여개, 인가 57개), 한국 개신교회 쇠퇴(2050년 신자 비율 11.9% 전망), 개교회주의, '강요된 청빈' 이데올로기를 꼽았다. 그는 자발적 청빈과 구조적 빈곤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소명과 헌신이 생계 불안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여소득' 모델 제시…"생계 유지 넘어 지속 가능한 목회 보장"
이어 발표한 정용택 목사(최저생계비 연구특별위 전문위원)는 '참여소득' 개념을 도입한 구체적 대안을 발제했다. 참여소득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목회 활동(예배·교육·돌봄·상담·지역사회 봉사·약자 옹호 등)에 참여하는 목회자에게 일정 소득 기준선까지 부족분을 보충하는 제도다.
정용택 목사는 기장교단의 생활보장제는 월 사례비 140만원의 목회자가 최고 지원액 42만원을 받아도 총 182만원에 불과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며, 현행 제도를 '생활보장제 2.0'으로 고도화해 목회자의 최소 생계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은 최저보장선을 2026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215만원)으로 설정하고, 개교회·노회·총회가 재정을 분담(일반 교회 50:30:20, 취약 지역 20:40:40)하며, 표준동역합의서와 4대 보험을 연계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목회 활동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활동으로 재정의할 때 신학적·사회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교단이 먼저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제공하고 목회자는 그 토대 위에서 책임 있는 활동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청회는 목회자 최저생계비를 둘러싼 단순한 재정 논의를 넘어 한국교회의 공공성과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위기는 곧 목회자의 위기라며, 이번 공청회가 보다 행복한 목회를 위한 실질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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