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명의 눈동자"가 떠오른 계기는 지난 토요일 새벽 운전이었습니다. 어느 순간에 ‘이것이 여명(黎明)이다!’ 외치다가 문득 오래전 TV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의미가 궁금해졌습니다. “여명의 눈동자”는 “여명을 응시하는 눈동자”를 말하는데 이러한 눈동자를 대표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밤에 보초를 서다가 새벽을 맞이하는 병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성경에서는 파수꾼이라고 하지요.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시 130:6)
이런 파수꾼의 뒤에는 주님께서 계시고요.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시 127:1)
그리고 하나님은 파수꾼을 세우시기도 하십니다.
인자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으니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을 깨우치라 (겔 3:17)
2.

집에 와서 찾아보니 드라마 제목 ‘여명의 눈동자’는 1차세계대전에 활동했던 여성 스파이의 가명 “마타 하리”에서 따왔고 인도네시아어로 “여명의 눈동자”라는군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자 주인공(윤여옥)이 스파이 활동을 할 때 암호명이 ‘여명의 눈동자’였고요.
하지만 이 소설/영화에서 “여명의 눈동자”는 동트기를 기다리며 긴 밤을 지새우고 고생한 사람들이 품은 희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그해 겨울
지리산 이름 모를 골짜기에
내가 사랑했던 여인과
내가 결코 미워할 수 없었던 친구를 묻었다.
그들은 가고
난 남았다.
남은 자에게는
남겨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희망이라 이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이 무정한 세월을 이겨나갈 수 있으므로.

일제 말의 태평양전쟁과 해방, 곧이어 발발한 육이오전쟁이라는 역사의 격류에 휩쓸린 비운의 세 젊은이의 마지막 만남은 지리산의 이름 모를 골짜기였습니다. “빨치산” 최대치와 “토벌대” 장하림과 이 두 세력에 끼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는 “양민” 윤여옥으로서요.
3.
살다 보면 역사의 소용돌이나 인생의 격류에 휩쓸릴 때가 있습니다. 거센 물살에서 빠져나가려고 애를 쓰지만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다가 어딘가에 걸려 생존하곤 했지요.
거대한 흐름을 개인이 맞서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에 휩쓸린 사람들 모두는 위로받아야 할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더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이 와중에도 인간애 같은 선한 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사무엘하 15장~19장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 사람들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 압살롬과 다윗, 므비보셋과 시바, 후세와 아히도벨, 잇대와 시므이, 바후림 마을의 한 여인, 바르실래, 아히마아스와 에티오피아 사람, 요압과 다윗의 군사들 등등.
숨 가쁘게 닥치는 격류 속에서 ‘이때다!’ 생각하고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누구이고 이 와중에도 선한 일을 위해 애쓴 사람은 누구일까요?
[註]
(1) 설교문이 아니라 설교 착상(着想)입니다. 대림절기에 전할 계획입니다.
(2) 철조망이 있는 사진은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포스터입니다.
(3) “여명의 눈동자” 드라마 내용은 요약 자료를 보고 파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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