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폭력 대책 점검…"개인 윤리 아닌 제도로 대응해야"
NCCK, 6개 교단 순회간담회 결과 발표
이새은 기자 | 데일리굿뉴스 | 입력 2026.07.22 17:21 · 수정 2026.07.22 19:24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여성위원회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회성폭력 예방과 극복을 위한 교단순회간담회 결과보고회'를 열고 지난 5년간 진행한 간담회 결과를 발표했다.
NCCK 여성위원회는 2021년 9월부터 구세군한국군국과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6개 회원 교단을 순회하며 예방교육과 신고·상담 체계, 사건 조사·징계 절차, 피해자 보호 제도 등을 살폈다.
이날 결과 발표에 따르면 대한성공회와 감리회, 기장 등은 성폭력 전담기구나 공식 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구세군도 상담·신고 창구를 두고 있었다. 예장통합은 상담창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모든 교단에 전담 실무자가 배치된 것은 아니어서, 기구와 창구의 안정적인 운영은 향후 과제로 꼽혔다.
예산과 사건 처리 절차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례가 확인됐다. 구세군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위한 성인지 예산과 사건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는 특별예산을 확보했다. 성폭력 사건에는 공소시효를 두지 않아 오래전 발생한 사건도 징계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직속 상관에 대한 보고 의무와 신속한 직무정지·분리조치도 규정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와 징계 규정도 교단별 특성에 맞게 발전해 왔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는 올해 '성희롱·성폭력 예방규정'을 제정했고, 감리회는 피해 교회를 위한 회복·치유 과정을 마련했다. 예장통합은 성범죄 벌금형을 징계 사유에 포함하고 관련 사유로 사직·면직된 목회자의 복권을 금지하고 있다. 기장은 화해 권고 금지와 피해자의 총회 직접 고소·고발, 여성 재판국원 참여 등을 법제화했다.
결과를 보고한 최소영 NCCK 여성위원은 "과거와 비교하면 교단마다 관련 법과 절차가 눈에 띄게 정비됐고, 서로 적극적으로 배울 만한 제도도 있다"면서도 "전담기구 운영과 예산 확보 등 이를 뒷받침할 기반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교단별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예방교육이나 개인의 윤리의식에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 체계적인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예방과 신고, 조사,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포괄하는 독립 규정 제정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기구 설치, 피해자 임시 보호조치 및 2차 가해 제재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가해 목회자의 교단·교회 간 이동을 막기 위한 공동 검증체계 구축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사목적합성심사와 성범죄 확인서약 등을 활용해 관련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장기적으로는 회원 교단이 함께 적용할 NCCK 차원의 '안전한 교회 공동기준'을 마련해 성폭력 예방과 사건 대응에 관한 공통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은경 NCCK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사회가 제도를 통해 성폭력 대응체계를 발전시켜 왔듯이 교회도 그에 맞는 제도적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교회는 세상의 최소한의 기준을 겨우 따라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복음이 요구하는 더 높은 책임과 돌봄을 실천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분명한 의지만 있다면 제도는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6개 교단 실무자들은 각 교단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적용 과정에서 확인된 과제와 향후 보완 방향을 공유했다. 교단별 상황에는 차이가 있지만 피해자 보호와 안전한 교회 공동체 조성을 위해 협력과 공통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박승렬 NCCK 총무는 "이번 보고회는 안전한 교회를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회원 교회와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존엄과 평등이 살아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 이새은 (livinghope@goodtv.co.kr)
원문 :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62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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