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규정 정비에도 ‘피해자 보호’는 뒷전”
교회협 6개 교단 5년 대응 현황 점검
독립 조사체계·2차 피해 예방이 과제
징계 목회자 이동 차단 검증 방안 제안
현성혁 기자 | 주간기독신문 | 입력 2026.07.23 13:26 · 호수 254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박승렬 목사, 이하 교회협) 여성위원회는 7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교회성폭력 예방과 극복을 위한 교단순회간담회 결과보고회’를 개최했다. 교회협은 2021년부터 5년간 9개 회원교단 가운데 구세군과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등 6곳의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교단들은 사건 처리와 성직자 검증을 위한 제도를 각기 마련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는 성범죄 사건의 교단 재판 고소·고발 기간을 10년으로 규정하고, 총회 재판국에 여성 1명 이상이 참여하도록 했다. 성범죄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서약서 제출도 의무화했다. 구세군은 교단 규정에 따라 사건 접수 후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예방교육과 사건 대응을 위한 별도 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와 예장통합은 교회법에 성범죄를 징계 사유로 명시했다. 예장통합은 성범죄로 자의사직하거나 면직된 교역자의 복직도 제한했다. 대한성공회는 성직자의 사역 적합성을 확인하는 ‘사목적합성심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장로·목사고시 응시자의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를 의무화했다. 이들 제도는 사건 이후의 징계와 성직자 선발 단계의 검증을 보완하는 사례로 소개됐다.
그러나 교단의 대응은 조사와 가해자 징계에 집중됐고,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발제를 맡은 김은경 교회협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교회의 대응 체계는 조사와 징계 중심으로 발전해 온 반면 피해자 보호, 2차 피해 예방, 실태조사, 예산 확보 등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위원장은 교회 성폭력이 종교적 권위와 위계관계가 결합된 ‘영적 권력 남용’의 성격을 띨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단 내부 이해관계자의 개입을 줄이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신고·조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절차도 교단법과 대응 지침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징계 목회자의 교단 이동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한 교단에서 면직되거나 징계받은 목회자가 다른 교단에 가입하면 이전 징계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교단 실무자들은 성직자 가입과 청빙 과정에서 확정된 징계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교단 간 검증 방안을 제안했다. 공유 대상과 범위, 당사자의 이의제기 절차 등 공통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장통합은 2028년 상반기까지 교회 성폭력 예방 매뉴얼을 전면 개정하고, 교회성폭력대책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교회 성폭력 예방과 극복의 핵심은 제도의 정교함 이전에 그 제도를 실행하려는 정치적 의지”라며 “아무리 훌륭한 규정도 실행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선언에 머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승렬 총무는 “이번 발표가 발표로 끝나지 않고 각 교단 정책에 반영돼 교단의 변화를 가져오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단별 규정 정비가 실제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자 : 현성혁 (shhyeon@kidok.com)
원문 : https://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50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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