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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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랑, 살아계신 하나님을 찾아
2026-01-10 12:37:05
김민수
조회수   9

20261월 비전 체득의 달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소서!”

처음 사랑, 살아계신 하나님을 찾아

시편 42:1-11

 새해 첫 주일입니다.

올해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사랑을 회복케 하소서라는 비전을 품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목회계획을 하면서 1월은 비전 체득의 달로 삼았습니다. 2026년 비전에 대한 주제해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번 주는 시가서 시편(42:1-11)의 말씀, 둘째 주는 구약 느헤미야(8:1-12)의 말씀, 셋째 주는 서신서 요한계시록(2:1-7)의 말씀, 네 번째 주는 복음서 마태복음(7:15-27)의 말씀으로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이 말씀들이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소서라는 2026년 비전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영혼의 어두운 밤에 부르는 노래

 

시편 42편은 소외와 절망 가운데 부르는 절박한 탄식시입니다.
시편 연구에서 매우 독창적이고 영향력이 있는 미국의 가톨릭 사제이자 히브리어 전문가인 미첼 다후드(1922-2007)는 시편 42편을 영혼의 어두운 밤에 부르는 노래라고 말했습니다.

시편 42편은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상태에서, 그 침묵을 견디며 부르는 신앙의 노래입니다.
하나님은 부재하지 않지만,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42
1절의 말씀 사슴이 시냇물 바닥에서 물을 찾아 헐떡이듯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갈증이 아니라, 존재의 탈수 상태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사슴이 시냇물 바닥에서 물을 찾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슴이 대타게 찾는 물은 생존 조건입니다. 그러므로 시인이 찾는 하나님은 생존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시편 42편은 질문은 있지만, 해답이 없는 노래입니다. 5절의 말씀을 보십시오. “어찌하여 그렇게 괴로워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기다려라.” 그러니까, 하나님을 갈망하고, 밤낮으로 눈물을 흘리지만(3), 아직도 하나님이 오지 않으셔서 기다려야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나의 하나님을, 또다시 찬양하련다.”함으로써 절망의 상황에 무너지지 않고 저항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후드는 시편 42편의 노래를 상황이 나아져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한 신앙의 저항 행위로 읽는 것입니다.

 

2026년 비전과의 연결점

 

처음사랑을 회복하는 일은 열정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신앙인으로서 가장 큰 위기는 하나님을 향한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육체가 병들면 갈증을 느끼지 못하듯이, 영혼이 병들면 하나님에 대한 갈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신앙의 위기는 열심이 사라진 데 있기보다는 하나님 없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데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 느껴지지 않는 밤에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라고 노래합니다. 처음 사랑을 회복한다는 것은 감정을 끌어올리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갈증을 다시 느끼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갈증은 하나님께 말을 걸 때 깨어납니다. “하나님, 요즘은 주님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만 잘 안 됩니다.” 이런 말도 기도입니다. 원망이 섞여 있어도, 말이 매끄럽지 않아도, 하나님께 등을 돌리지 않고 말을 건다는 사실 자체가 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 머무는 침묵, 마음은 따라오지 않아도 입으로 부르는 찬송 한 구절이 바로 처음 사랑을 향한 발걸음입니다. 처음 사랑은 뜨거운 감정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다시 말을 거는 이 작고 정직한 용기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은 우리를 다시 만나 주십니다.

 

하나님께 말을 건다는 것

 

하나님께 말을 건다는 것은 하나님께 말을 건다는 것은, 하나님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붙잡힐 자리에 자신을 두는 일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이 느껴져서 오는 자리가 아니라, 느껴지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 서겠다고 몸으로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기도는 말이 잘 나올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때조차 하나님을 향해 침묵을 열어 두는 행위입니다. 말씀 묵상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어두운 길 앞에 등불을 켜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예배하고, 기도하고, 말씀 앞에 머무는 행동 속에서 영혼은 서서히 영적인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갈증을 느껴야 목마른 사슴처럼 물을 찾아 헐떡입니다. 처음 사랑은 한순간에 되돌아오지 않지만, 하나님께 다시 말을 거는 작고 성실한 실천들 속에서,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다시 적실 생명수를 찾게 될 것입니다.

 

고라 자손의 시편

 

표제에 의하면 시편 중에서 42-49, 84-85, 87-88편까지 총 12편의 노래가 고라 자손의 시입니다. 출애굽기에는 앗실, 엘가나, 아바아삽 등이 고라의 아들로 나옵니다. 모두 레위 족속으로 당대의 족장들입니다. 그런데 고라는 누구입니까? 민수기 16장에 보면 광야 시절 고라는 모세의 지도력에 반기를 들고 다단과 아비람과 연합하여 반역을 꾀합니다. 그 일로 고라일족과 동조자 250명이 불에 타서 죽었습니다. 그 후로 고라의 후손들은 공동체로부터 추방되어 예배는 물론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시편 42고라 자손의 시는 과거 한때의 오만 때문에 하나님을 함께 예배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담은 노래이기도 합니다. 예배하고 싶어도 공동체로부터 단절되어 예배할 수 없는 상황, 그래서 고라 자손의 시편에서는 예배에 대한 열망과, 예배를 함께 드리지 못하는 탄식이 생생합니다.

이런 간절한 염원들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는 역대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라의 후손들은 다시 회복되어 성막 문지기(9:19, 26:19), 성전의 빵을 굽은 사람(9:31), 예루살렘 성전 성가대의 악기 연주자(25:1), 성가대(16:4, 25:3) 등으로 활약하며 그간의 응어리를 풉니다. 역대하 2019절에 고핫 자손과 고라 자손에게 속한 레위 사람들은, 서서 목소리를 높여,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찬양하였다.”는 말씀을 통해 고라 자손의 기도가 성취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라 자손들처럼 예배공동체를 향한 갈망,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불타올라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분들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시편 42편의 사슴

 

사슴이 시냇물 바닥에서 물을 찾아 헐떡이듯이’, 오아시스에서 마시는 물은 사막의 소금기 때문에 마신 후에 갈증이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젊은 날 어거스틴은 세상의 물은 오아시스처럼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유발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시편 시인이 원하는 은 공동체와 함께 드리던 성전 예배와 사귐입니다.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만이 시인의 영혼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슴은 모든 감각과 정보를 동원하여 시냇물을 찾듯 시인 또한 하나님을 찾기에 최선을 다합니다. 구약에서 사슴은 재빠르고, 사랑스러운 동물로 묘사됩니다. 시인에게 사슴은 물을 찾는 뛰어난 후각을 지닌 동물로 인식되었을 것입니다. 초대교회에서 사슴은 하나님에 대한 갈망과 그리스도인들의 열정을 암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로마의 지오반니 라테라노 성당 천정 모자이크에 묘사된 두 마리 사슴은 시편 42편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사슴이 애타게 찾은 물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갈증과 더위도 식혀줄 것입니다.

 

시편 42편의 눈물

 

시편 42편에 나오는 물의 이미지는 두 얼굴을 가집니다.

한쪽은 긍정의 물이고, 다른 한쪽은 부정의 물입니다. 시냇물은 긍정의 물입니다. 갈증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고, 하나님을 찾는 본능이 남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물은 생명을 향한 그리움을 상징합니다. 눈물은 부정의 물이지만, 동시에 긍정으로 넘어가는 경계의 물입니다. 고통의 결과이지만, 하나님 앞에서 흘릴 때 눈물은 기도가 됩니다. 폭포와 파도의 물결은 부정의 물입니다. 이 물은 마시는 물이 아니라, 사람을 집어삼키는 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과 영혼의 혼란을 뜻합니다.

그래서 시편 42편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시냇물은 살고 싶다는 갈망이고, 눈물은 흔들리는 믿음이며, 폭포와 파도는 영혼이 잠긴 밤입니다.”

 

절망을 거부하다

 

5절의 말씀을 보십시오.

네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낙심하며, 어찌하여 그렇게 괴로워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기다려라. 이제 내가, 나의 구원자, 나의 하나님을, 또다시 찬양하련다”(5)

시편 시인이 파문으로 추방된 중에도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집에서 예배하던 기억을 회상하며, 다시 살아계신 하나님을 붙들고 살아가고자 하는 소망이 이런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입니다.

2026년 비전은 하나님을 다시 느끼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느껴지지 않아도 하나님을 찾겠다는 결단입니다. 이 길 위에서 우리 한남교회가 먼저 하나님께 말을 거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거둠 기도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의 영혼이 메말라 갈증조차 느끼지 못할 때에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기다려 주심에 감사합니다. 느껴지지 않아도 주님께 말을 걸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예배와 기도와 말씀의 자리에서 처음 사랑을 다시 배우게 하옵소서. 이 한 해, 주님이 주시는 생명수로 우리의 영혼을 적셔 주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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