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사진그림묵상_처음처럼, 마지막처럼(김민수목사)
2025-12-26 19:35:14
묵상 관리자
조회수 144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해는 늘 같은 자리에서 떠오르지만
우리가 맞이하는 아침은 단 한 번도 같았던 적이 없다.
성산의 바다는 아직 잠에서 덜 깨어 있고
하늘은 밤과 낮 사이에서 잠시 말을 멈춘다.
어둠은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고
빛은 아직 자신을 다 드러내지 않는다.
이 시간은 늘 처음 같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도 좋을 것 같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시간.
그래서 사람은 일출 앞에서 괜히 겸손해지고,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그러나 동시에
이 아침은 마지막 같기도 하다.
오늘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하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며든다.
그래서 이 빛은 더 소중하고,
이 고요는 더 깊다.
처음처럼 살겠다는 말은 늘 설레지만 쉽게 잊힌다.
마지막처럼 살겠다는 말은
자주 다짐하지만 끝내 실천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바다 앞에서는 그 두 말이
하나의 문장처럼 겹쳐진다.
처음처럼 순수하게,
마지막처럼 정직하게.
처음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마지막처럼 미루지 않으며.
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오른다.
그저 늘 그랬듯, 처음처럼,
그리고 마지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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