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은 예수님의 신성을 보여주는 기적을 말합니다. 마태복음 12장 38절에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표적을 보여달라 했는데요. 표적이라 할 수 있는 기적을 그들도 보았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는 좀 더 강한 표적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바리새인들이 평소 대립하던 사두개인들과 작당하여 예수님을 시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매우 강력한 표적을 보여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13장에서도 16장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상징하는 요나의 기적만을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대응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광야에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신 것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사탄은 예수님께 하나님의 아들임을 보여주는 기적을 행하여서 사람들을 휘어잡으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거절합니다. 예수님 답변에 있는 요나의 기적이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상징하지만 거절하신 일차적인 목적은 계속적으로 더 강한 기적을 요구하는 그들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이 그들의 요구대로 더 강한 기적을 보여주면 그들은 다시 그보다 더 강한 기적을 요구할 것이고 이 과정은 ‘믿음의 증발’이라는 뜻밖의 결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가장 강도가 센 표적은 예수님의 신성을 100% 정당화시키는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실에서 그러한 기적은 없습니다. 그러한 기적을 인정하면서도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할 수 있는 것이지요. 설령 예수님의 신성을 100% 입증해도 문제입니다. 이 경우 믿음의 영역은 사라지고 지식의 영역만 남습니다.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모두가 기독교인이 되겠지요. 예수님은 사탄의 시험 때나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시험 때나 기적 만능주의에 대해 브레이크를 잡고 계시고 있는 것입니다.
“기적이 일상이 되는 교회”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기적이 흔하게 일어나는 교회라는 자랑이 담겨 있습니다. 꼼꼼하게 검증해 보면 그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요. 어쨌거나 예수님이 경계하셨던 사탄과 바리새인 등의 ‘기적 만능주의’의 싹이 보이는 표어입니다. 유진 피터슨(E. Peterson)도 “복음은 기적을 일상으로 만든다”는 말을 합니다. 하나님은 뜻하신 대로 모든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니 기적에 놀라지 말라는 여유가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피터슨은 “일상이 기적이 되는 교회”도 강조하여 기적 만능주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기적과 일상, “그 두 가지 일 모두를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가운데 임재하신다는 생생한 증거로 여기라”는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을 하나님이 선사하신 기적으로 받아들이는 신앙적 혜안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기적을 일상으로 만들고 아울러 일상을 기적으로 만드는 온전한 믿음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일러두기] 성경말씀 묵상한 글의 출처를 구체적으로 안 밝히면, 출판된 책에 보낸 저의 초고입니다. 저의 투박한 글이 다듬어져 출판되기 때문에 투박한 글을 올리며 그 책을 출처로 밝히는 것은 그 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비록 초고가 투박해도 텃밭에서 막 수확한 채소처럼 싱싱함은 있어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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