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라니”의 영어 이름은 “물-사슴”(Water deer)입니다. 물가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강가라서 고라니와 종종 조우합니다. 작년에는 텃밭에 상추를 심지 않았습니다. 고라니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지정되었는지 줄기만 남겨놓고 뜯어먹어서요.
고라니의 겨드랑이에 두 손도 넣어 보았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도로 위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어서 겨드랑이 잡고 길옆으로 끌어놓았지요. 다리를 다치기도 했지만, 다리를 잡고 끄는 것은 모욕적이니까요. 관계 기관에 구조 신고했다가 뜻밖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구조 대상이 아니라는군요. 국제 보호종이면서 대부분 남한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해야생동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고라니와 접촉사고 난 적도 있습니다. 새벽기도회 때 골짜기에 있는 마을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길 밖에서 튀어나왔습니다. 빨리 브레이크를 밟아서 고라니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그후 이 마을에 들어갈 때는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속도도 중요 하지만 차선이 더 중요합니다. 차를 중앙선에 맞춥니다. 갑자기 뛰어나와도 대처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지요(반대편에서 오는 차도 당연히 신경 씁니다).
그야말로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않고 길을 가고 있는 셈입니다.
2.
성경에 나오는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도 이런 의미일까요?
‘치우치지 말라’는 번역어가 우리에게 길 중앙에서 이탈하지 않고 길옆으로 가지 않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운전면허시험장의 코스 시험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바퀴가 우측 선이나 좌측 선에 닿으면 탈락이지요.
그러나 성경의 이 관용어(신 2:27, 5:32, 17:11, 17:20, 28:14 / 수 1:7, 23:6, 잠언 4:27)는 양쪽 길가로 붙지 말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길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의미에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히브리어를 잘 몰라 조심스러운 표현을 썼습니다. 잠언은 ‘테트’, 그 외는 ‘타수르’). 신앙의 길에서 빠져나가지 말라는 것이지요.
현대적으로 의역하면 “진리와 생명의 길인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지 말라”이고, 좌우 의미를 살리면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하지 말라” 아닐까 싶습니다.
3.
극단을 지양하고 중용을 추구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구절이 있다면 어느 책에 있을까요? 짐작이 가실 겁니다. “전도서”입니다. 전도서 7:18입니다.
하나를 붙잡되, 다른 것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극단을 피한다. (새번역)
한 쪽을 붙잡았다고 다른 쪽을 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야 치우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다. (공동번역)
한쪽을 붙들고서 다른 쪽에서도 손을 떼지 않는 것이 좋지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둘 모두를 지니고서 나가지요 (새한글)
[註] 다음 주일예배(11일) 말씀새김을 위한 착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신앙교훈은 (1) 진리와 생명의 길에서 이탈하지 마십시오 (2) 극단을 지양(止揚)하십시오. 인간 사고의 결함입니다. 이념은 흑백이나 현실은 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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