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서에서 감지되는 기이한 내용 하나는 페르시아 제국의 관습입니다. “왕이 서명한 명령서(조서)”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 그 명령을 내린 왕 자신도 고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취소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에스더가 하만의 계략에 휘둘린 왕의 마음을 바꾸어놓았어도 여전히 “유대인의 학살 조서”는 유효하였습니다. 왕도 어떻게 하지를 못합니다. 왕은 에스더와 모르드개에게 이 조서를 무력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게 합니다.
“이제, 유다 사람들을 살려야 하니, 왕의 이름으로 당신네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조서를 하나 더 만들고, 그 조서에 왕의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으시오. 내 이름으로 만들고, 내 인장 반지로 도장을 찍은 조서는, 아무도 취소하지 못하오.”(8:8, 새번역)
우리가 에스더와 모르드개라면 어떤 조서를 만들어야 할까요? 일단 학살에 맞설 수 있는 방어권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방어만 하라고 할 수 없으니 공격권도 넣어야 되겠고요. 정당방위권이라고 할까요?
말들은 근사하지만 결국 서로 학살하라는 것인데 이런 괴로운 사태의 근본 원인은 공리처럼 여겨지는 “아무도 취소하지 못하는 조서”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 인생의 현실이 떠오르네요.
(1) 고칠 수도 취소할 수 없는 인생사가 있잖아요. 좋은 일이야 괜찮지만 문제는 나쁜 일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든 무력화시켜야 하는데요. 최선을 다해 그 후유증에 대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니 주님의 도우심에 의지하면서요. 페르시아 왕은 못하나 주님은 섭리를 통해 그런 인생사의 성격을 바꾸어주십니다.
(2) 인생을 페르시아 왕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판단과 결정이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하지요. 자신도 철회하지 못하는, 신앙 용어로 회개하지 않는 그의 삶의 파편들은 서로 자가당착을 불러일으키고 자신과 주위의 삶을 파괴하고 엉망으로 만듭니다. 이런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몇 년동안 이런 유형의 인간들을 생생하게 목도하고 있습니다.
[註] 수요저녁기도회(14일) 때 에스더서에 이런 기이한 내용이 있다는 정도로 언급했었는데요. 적당한 때에 교인들과 이 묵상을 나누려고 합니다. 새벽기도회 갈 시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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