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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회의규칙] 수정동의에 관한 팁 (하)
2026-02-11 10:48:33
신솔문
조회수   62

1.

 

첫 글에서 이미 팁(간단하면서도 쓸모있는 요령)을 제시했습니다. 중등 수학의 공식을 암기하기 전, 그 공식이 나오는 증명 과정을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팁을 다시 강조하기 전에 제가 제시한 팁의 정당화를 여러 측면에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쟁점은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1) 교회 티셔츠 제작처럼 간편한 안건의 경우 원동의-개의-재개의를 한 번에 표결하여 종다수로 의결하는 방법

 

전문가들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주된 이유는 과반수 의결을 고수하기 위해서입니다.

 

(2) 교단 회의규칙 제49재개의가 부결되면 개의, 원동의의 순으로 가부를 물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간편한 안건은 동시에 물어 결정할 수도 있다

 

개의와 원동의를 두고 종다수 의결을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과반수 의결이 관철되므로 이 약식 절차는 허용되겠지만 제 생각에는 권장하지 않는 것이 적절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간편한 사안인지 판단하는 것부터가 피곤하고 표결 한 번 줄이겠다고 약식 절차 밟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1)(2) 모두에 해당되는데요. 다시 티셔츠 예를 보겠습니다.

 

[()동의] (교회 티셔츠 색깔을) 흑색으로 합시다

[개의] 원동의의 흑색적색으로 합시다

[재개의] 개의의 적색청색으로 합시다

 

엄밀히 말해 원동의-개의-재개의 성격 내지 수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의원동의문구 수정이고 재개의개의문구 수정입니다. 원동의라는 하나의 동의 아래에 속한 1차 하위 동의, 2차 하위 동의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들과 손자를 동등한 수준에 놓고 표결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2.

 

자신의 동의안이 이처럼 아들과 손자 취급 받는 것이 싫은 회원이 있는 상황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용어 소개를 먼저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원동의 발의자를 원동의자’, 개의 발의자를 개의자’, 재개의 발의자를 재개의자라고 부르겠습니다(한국 장로교단에서는 전통적으로 ‘()동의집’, ‘개의집’, ‘재개의집이라고 하는데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습니다. 집의 한자는 으로 추정됩니다).

 

티셔츠 예에서 원동의를 A, 개의를 B, 재개의를 C 로 하겠습니다. 제안 시간 순서는 A-B-C이고요.

 

(1) B 제안자가 자신의 안을 의장과 다른 회원들이 개의라고 여기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별개의 동의안이라고 주장하고, C 제안자는 자신의 안을 하위 안이라고 인정하는 경우

 

(2) B 제안자가 자신의 안을 별개의 동의안이라고 주장하고, C 제안자도 같은 주장을 하는 경우

 

(3) B 제안자는 자신의 안을 하위 안이라고 인정하나, C 제안자는 자신의 안을 별개의 동의안이라고 하는 경우

 

(4) B 제안자는 자신의 안을 하위 안이라고 인정하고, C 제안자도 그러하나 자신의 안이 B의 하위 안이 아니라 A의 하위 안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5) 정상적인 경우

 

 

수정동의안사이의여러관계도.jpg

 

 

모든 경우에서 의장이 제일 먼저 살펴야 할 점은 BC가 먼저 나온 안(B에게는 A, C에게는 BA)의 정반대를 주장하고 있는지입니다. 만일 A흑색으로 합시다인데 그다음 발의안이 흑색으로 하지 맙시다이면 의장은 그런 의견은 조금 후에 A 표결할 때 부()의 뜻이니 그때 부표 던지시면 됩니다. 발의하실 필요 없습니다라고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다음 살펴보아야 할 점은 추가적인 발의안(별도의 동의안이든 개의이든 재개의이든) A가 다루는 사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가입니다. 이 점은 의장이나 회원이 애써 판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원들에 의해 엉뚱한 내용은 대부분 걸러집니다. 그래도 교묘하게 위장되어 포착하기 힘든 엉뚱한 내용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래서 원동의-개의-재개의로 동의들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 동의안의 문구를 수정하다 보니 B 안은 A 안의 테두리 안에 있고, C 안도 B 안의 문구 수정이다보니 B 안의 테두리 안에 있어서 세 동의안이 서로 밀접한 관계에서 이탈하기 어렵습니다. (5)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지요.

 

(1)~(4)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노회 회의에서 동의안들이 (1)~(4) 형태를 띠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런데 법안에 자기 이름을 내는, 국회 같은 곳에서는 생기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국회법에는 처리 기준을 명시하고 있습니다(국회법에서는 발의안을 두 개로 나눕니다- "의안"과 "동의". 수정안이 '수정 의안'의 약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규정을 '수정 동의'(개의)에 적용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96(수정안의 표결 순서)

같은 의제에 대하여 여러 건의 수정안이 제출되었을 때에는 의장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표결의 순서를 정한다.

1. 가장 늦게 제출된 수정안부터 먼저 표결한다.

2. 의원의 수정안은 위원회의 수정안보다 먼저 표결한다.

3. 의원의 수정안이 여러 건 있을 때에는 원안과 차이가 많은 것부터 먼저 표결한다.

수정안이 전부 부결되었을 때에는 원안을 표결한다.

 

 

논의가 또 복잡해지는데요. 일단은 와 제가 말씀 드린 팁(개의가 되었든 재개의가 되었든 이것들은 상위 동의안의 문구 수정)만 기억하십시오.

 

 

1호 규칙, “가장 늦게 제출된 수정안부터 먼저 표결하는 것부터 표결을 시작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5)에서 재개의를 먼저 표결하는 규칙은 1호를 따르고 있습니다. (4)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4)에서 BC가 똑같이 A의 개의이지만 C가 맨 나중에 제안되었으니 먼저 표결합니다. 가결되면 원동의 A의 문구가 C로 바뀝니다. 그러나 (5)의 경우처럼 가결되었다고 여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 B도 같은 수준의 개의이니 B도 표결해야 합니다. 예시가 필요할 것 같군요.

 

 

[A 원동의] (교회 티셔츠 색깔을) 흑색으로 합시다

[B 개의1] 원동의의 흑색적색으로 합시다

[C 개의2] 원동의의 적색청색으로 합시다

 

C를 먼저 표결하고 가결되면 원동의 A문구C로 바뀝니다. 다음 단계인 B를 표결하면 부결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흑색이 청색으로 바뀐 원동의안 표결도 가결이 당연하니 C가 가결되면 청색으로 결정되었다고 말하고 싶은데요. 이렇게 약식 절차 하나가 또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약식 절차를 권장하지 않습니다(“49조 원동의, 개의, 재개의를 표결할 때 재개의에 대해서 먼저 가부를 묻고 가결되면 개의와 동의를 묻지 않고 가결을 선포한다도 마찬가지인 듯해요).

 

간편한 사안이라도 정식 절차를 밟아야 실수가 덜하고 혼란이 적습니다. 일반적인 정식 절차는 이렇습니다. C를 먼저 표결하고 가결되면 원동의 A의 문구가 C로 바뀝니다(AC ). 그다음 B를 표결하여 가결되면 원동의 A의 문구가 B로 바뀝니다(AB ). AC 안과 AB 안의 관계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회원들에게 설명하고 두 안을 각각 표결합니다.

 

이제 를 적용해볼까요? BC 둘 다 부결되는 경우입니다. C 안이 부결되면 A 안이 유지됩니다. B 안도 부결되면 역시 A 안이 유지됩니다. A을 가지고 본격적인 표결을 하면 됩니다. 둘 중의 하나만 부결되는 경우입니다. C 안이 부결되면 A 안이 유지됩니다. 그런데 B 안은 가결됩니다. 그러면 A 안의 문구가 바뀝니다. AB 안으로요. 이 안건을 본격적으로 표결하면 됩니다.

 

 

제 팁을 검산하는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2) B 제안자가 자신의 안을 별개의 동의안이라고 주장하고, C 제안자도 같은 주장을 하는 경우를 살펴보고 싶네요. 일단 이들의 주장을 수용하여 세 개가 동등한 동의안을 만들어보지요.

 

[] 티셔츠 바탕 색깔을 흑색으로 합시다

[] 티셔츠에 영어 글씨를 넣읍시다.

[] 티셔츠에 글자나 사진을 넣지 맙시다.

 

각각 표결하기 전에

동의안 관계 정도는 의장이나 회원이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에 찬성하는 회원은 []에 반대해야 합니다.

[]에 찬성하는 회원은 []에 반대해야 합니다.

[]에 반대하는 회원이 반드시 []에 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에 반대하는 회원이 반드시 []에 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 번거롭군요.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 같은 사안이라면

원동의-개의-재개의순서로 여러 안들을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수학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공식을 암기한 학생과 증명 과정은 모르고 공식을 암기한 학생의 시험 점수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패턴화된 문제를 암기한 풀이 방식으로 풀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새로운 문제 유형이나 고려해야 할 것을 복잡하게 만든 문제를 만나면 두 학생 사이의 점수 차는 크게 벌어집니다. 공식을 써먹지 못해도 원리를 이해하는 학생은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결국 답을 찾아냅니다.

 

교단의 회의규칙도 비슷합니다. 공식으로 외우지 마시고 그 아래 흐르는 원리를 한번은 살펴보는 것이 유익합니다.

 

이런 노력에 조금이라도 도움드리고자

수정동의안을 중심으로 규칙에 흐르는 원리를 드러내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수정동의는 원동의의 문구를 수정하는 것입니다.

둘째, 표결이 번거롭게 이어지더라도 과반수 의결 방식을 벗어나지 마십시오. 약식 절차는 가급적 활용하지 마십시오. 원리에 입각해서 갈피를 잡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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