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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회의규칙] 한국 교회의 “동의”와 “재청” 관행 (중)
2026-03-03 10:54:58
신솔문
조회수   40

1.

 

전재중 변호사님이 지적하신, 교계 회의의 잘못된 관행을 한 번 더 다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워낙 익숙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하니 저항감이 생기고 습관을 고치려고 하니 매우 신경이 쓰이네요.

 

의장: 그러면 제1호 안건, “2021년 사업 계획을 부의하겠습니다. 이미 자료를 배부하여 드렸습니다만, 회원들의 질문이나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회원 A: 원안대로 받기로 동의합니다.

 

회원 B: 재청합니다.

 

의장: 동의와 재청이 있으므로 가부를 묻기로 하겠습니다. 가하시면 로 답하시기 바랍니다.

 

회원들: .

 

 

2.

 

(1) 전재중 변호사님은 이런 회의진행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2021. 01. 11).

 

교계 단체 회의에서 흔히 보는 장면인데, 이렇게 결의한다고 하여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회의의 일반 규칙에 어긋난 점이 있고, 젊은 세대가 보기에는 너무 어색합니다. 우선 위 장면에서 틀린 부분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회의 자료에 의장이 부의(附議)한 안건이라고 통보한 내용은 이미 의안으로 성립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안 성립에 관한 동의(動議), 재청(再請)은 필요가 없으며 전혀 무의미한 절차입니다. 둘째로, 의안이 성립되면 다음에는 토론을 해야 합니다. 토론도 없이 바로 가부를 묻는 것은 특별히 모여서 회의를 하는 일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2) 윤병국 부천시 의원님도 이 점을 지적합니다. (2015.03.02.)

 

총회에 참석해보면 단체별로 회의진행방식이 다른 것을 봅니다. 단체마다 면면히 내려오는 회의의 전통을 따르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최소한의 회의진행법은 따라야 합니다. 회의진행법이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만 회의에만 등장하는 동의, 재청이라는 용어 때문에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의, 재청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까요? 저는 회의를 직업으로 하는 시의원인지라 늘 회의규칙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시의원이 되기 전에도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회의진행법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의, 재청에 대한 어색함을 날려버리고, 또 잘못 쓰이는 부분도 살펴보겠습니다.

 

동의(動議), 재청이라는 단어는 회의에서만 쓰는 단어입니다. 흔히 네 생각과 같다고 말할 때의 그 동의(同意)와는 전혀 다른 단어입니다. 회의에서 쓰는 동의란 말은 회의에서 제안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동의와 제안을 같은 의미로 써도 무방하겠습니다. 재청은 제안에 대해 두 번째로 찬성한다는 의미입니다. 첫 번째 찬성자는 당연히 제안, 즉 동의(動議)를 한 사람이지요. 재청을 받는 이유는 제안에 대하여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회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는 대상, 즉 의제가 된다는 회의의 일반적 규칙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의에 참석해보면 심의안건이 제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총회일 경우 감사보고, 사업보고, 사업계획 등이 제출되어 있는 심의안건입니다. 의장은 제출된 각 안건들에 대해 보고를 하게하고 질의와 답변, 토론을 거칩니다. 이를 심의라고 합니다. 심의를 마치면 의결을 하게 됩니다.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일은 이 때 생깁니다. 의장은 의결을 위해 동의, 재청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회원 중 누군가가 원안대로 받기를 동의합니다고 말해 주기를 기다립니다. 이 말이 입에 익지 않아서 발언을 주저하게 됩니다. 어떤 단체는 동의자, 재청자의 이름을 확인하여 회의록에 남기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같은 사람들이 계속 동의, 재청을 하게 돼 회의 분위기가 어색해지기 십상입니다.

 

저는 이 과정이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의결하려는 안건들은 이미 제출된 그대로가 동의안(원안)이기 때문에 별도의 동의(動議)가 필요 없습니다. 이사회가 제출한 것이라면 이사들도 회원이므로 이미 복수의 회원들이 찬성하고 있으므로 재청도 불필요합니다. 상급단체, 혹은 감독기관에서 요구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하지도 않은 회의를 조작하는 것에 대한 감독일 것입니다. 시 예산을 의결하는 시의회에서도 제출된 안건을 동의안으로 보고 처리합니다. “제출된 000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습니까?”라고 묻고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가결을 선포하는 것이 시의회 방식입니다.

 

그럼 동의, 재청은 언제 하는 것일까요? 의장이 이의가 없는지 물을 때 누군가가 이의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자주 했던 일입니다(^^). 원안에 수정할 것이 있거나 표결을 요구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원안에 수정할 것이 있으면 수정동의를 하게 됩니다. ‘수정안을 낸다는 말을 회의용어로 수정동의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시의회 본회의에서는 수정동의를 할 때 미리 일정 수 이상의 찬성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재청을 따로 요구하지도 않습니다(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는 수정안을 낼 때 찬성서명을 받아서 내지 않아도 됩니다. 누군가가 수정동의를 하면 위원장은 재청하는 위원이 있는지를 묻고, 재청자가 있으면 의제로 성립됐다고 이야기 합니다).

 

 

3.

 

보고된 안건이 통상적인 내용이라 시간 허비하지 말고 그대로 받자는 말을 하고 싶을 때는 뭐라고 해야 하나요?

 

앞의 두 분의 지적을 참작하면 이렇게 말을 해야 합니다.

 

보고된 내용대로 받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러면 의장은 혹시 반대 의견은 없으십니까?” 물을 것이고 반대 의견이 없으면 의장이 표결을 진행하겠지요. 만일 반대 의견이 있으면 결국 수정동의안(개의)가 나올 겁니다. 예를 들어 가을 행사는 이런저런 점을 고려하여 삭제하고 받는 것에 동의(動議)합니다”. 이 경우 반드시 재청이 필요하고 재청을 거쳐 안건으로 성립합니다. 이 수정안에 대한 토론을 거친 후 표결을 하여 가결이 되면 이 수정안으로 결정되고, 수정안이 부결이 되면 원안에 대한 표결을 하면 되는 것이지요.

 

동의라는 말 대신 찬성이라는 말을 쓰면 이 문제점은 해결됩니다. ‘찬성이라고 했으니 재청이라는 말이 따라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의진행법에 입각한 이러한 지적을 수용합니다만, 그래도 오랜 관행을 허용하고 싶은데요. 어떤 접근을 하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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