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2일(토) 사진그림묵상_길 위에서-김민수 목사
2025-11-21 22:44:04
묵상 관리자
조회수 138

길 위에서
길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한때는 꼭 걸어보고 싶던 산티아고가 이제는 멀어진 꿈처럼 느껴진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시간은 마음보다 먼저 앞서 달린다.
그렇다고 해서 그 길을 향한 마음까지 늙어버린 것은 아니다.
나의 다리는 약해져도 마음속 길은 언제나 젊다.
순례든 여행이든 꼭 먼 나라까지 가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리라.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일상의 길,
힘들어도 한 걸음 더 내딛어보는 오늘의 선택,
그 자체가 이미 나에게는 오래된 꿈을 향한 또 하나의 길이다.
굽어진 길을 바라보다 보면 삶도 그렇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직선으로 곧게 뻗지 않고,
돌고 돌아섬으로 예상치 못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러니 구불구불 멀리 돌아가는 길이라 해서 의미가 덜 한 것은 아니다.
산티아고가 멀어지는 것 같아도,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마음 한가운데 남아 있고 걷고 싶다는 작은 불씨는 생각보다 쉽게 꺼지지 않는다.
언젠가 걸을 수 있다면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나는 지금도 나만의 길을 걷고 있고 이 길 역시 충분히 소중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말은 이것뿐이다.
“멀어진 것 같아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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