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논에게 그토록 애원하였지만 잔인하게 유린당한 다말은 그야말로 인생길이 다 막혀버렸습니다. 결혼도 할 수 없고 평생 수치심을 안고 처량하게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이런 여동생을 지켜보는 친오빠 압살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이 일로 압살롬이 암논을 미워했다는 말은 나오나 복수를 시사하는 구절은 없습니다. 오히려 압살롬이 이 일을 덮고 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해가 지난 후 압살롬은 결국 다말의 인생을 망가지게 한 암논을 살해로 응징합니다. 복수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어 그동안 준비해 온 복수를 마침내 실행한 것일까요? 더는 참을 수가 없어 터진 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더는 참을 수 없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경로인지 모르겠으나 암논의 패악질을 다윗도 모두 알게 되고 몹시 분개합니다(21절). 어쩌면 압살롬이 이 일을 다윗에게 흘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죄를 묻고 상응한 조치가 내려지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분개만 했지 두 해가 지나도록 암논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거부된 정의이다(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는 말이 있습니다. 알살롬은 두 해가 지난 후 정의가 지연된 것을 넘어서 포기되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마침내 압살롬은 복수의 길을 걷게 됩니다. 칠십인역의 한 사본에는 다윗이 왜 암논을 징계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의 아들 암논의 마음을 슬프게 하지 않았다. 그는 첫째 아들이었고, 다윗은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암논에 대한 다윗의 맹목적인 사랑이 왕자들 간의 살인으로 사태를 키우고 만 것입니다.
칸트는 인식에 있어 감성과 지성의 협업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감성이 없는 지성은 공허하고 지성이 없는 감성은 맹목적이다’. 사랑과 정의도 비슷합니다. 사랑이 없는 정의는 공허하고 정의가 없는 사랑은 맹목적입니다. 암몬에 대한 다윗의 사랑이 맹목적인 이유입니다.
사랑과 정의는 동시에 추구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도 그 결과물입니다. 예수님은 사랑 때문에 우리 대신 십자가 희생을 하셨고 그렇게 죄값을 치루심으로 정의를 세우셨습니다. 우리들도 삶 속에서 사랑과 정의 모두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마주치는 수많은 사안들에게 이 두 요소가 만족 되는 방식은 일률적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둘 다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끈기입니다.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
| 685 | 생태적 노래: "나는 반딧불”(가수 황가람) | 신솔문 | 2026-08-01 | 16 | |
| 684 | 성도들이 불안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롬 5:6-11) | 신솔문 | 2026-07-21 | 66 | |
| 683 | [일반 회의규칙] 규칙에 대한 규칙 | 신솔문 | 2026-07-21 | 70 | |
| 682 | 하나님의 진의와 진심 (출 35:1-3) | 신솔문 | 2026-07-18 | 73 | |
| 681 | 주님의 영광을 바라봅시다 (고후 3:12-18) | 신솔문 | 2026-07-18 | 69 | |
| 680 | 주님이 주신 권세 (눅 10:21-24) | 신솔문 | 2026-07-18 | 65 | |
| 679 | 사랑과 정의 (삼하 13:20-29) | 신솔문 | 2026-07-18 | 67 | |
| 678 | 응급 처방전: 별세신앙 약 한 정 | 신솔문 | 2026-07-16 | 77 | |
| 677 | 하나님의 큰 그림에 참여합시다 (행 10:1-8) | 신솔문 | 2026-06-25 | 122 | |
| 676 | 복음의 진가 (고후 1:12-20) | 신솔문 | 2026-06-25 | 117 | |
| 675 | 요셉 이야기 속의 이중창(二重唱) [창 44:30-34] | 신솔문 | 2026-06-25 | 114 | |
| 674 | 신앙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맙시다 (레 5:6-11) | 신솔문 | 2026-06-25 | 120 | |
| 673 | 자기에게 좋을 대로만 해서는 안 됩니다! (롬 15:1-6) | 신솔문 | 2026-06-25 | 119 | |
| 672 | 다른 교인의 허물로 힘들 때 (갈 6:1-10) | 신솔문 | 2026-06-25 | 123 | |
| 671 | 화를 내더라도 오래 품지 마십시오 (엡 4:25-5:2) | 신솔문 | 2026-06-25 | 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