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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노래: "나는 반딧불”(가수 황가람)
2026-08-01 18:23:25
신솔문
조회수   17

1.

 

우리 교회 기지(基地)는 섬진강 상류 강둑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길쭉하게 약 이천 평입니다. 허락 없이 온갖 식물과 동물들이 들어와 삽니다. 동물 중에서는 개 두 마리만 합법입니다.

 

 

2.

 

7월 중순부터 마당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생겼습니다. 두꺼비입니다. 그전에 언뜻 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자주 보기는 처음입니다. 느릿느릿 교회 마당을 횡단하다가 들킨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동을 도와줍니다. 플라스틱 삽에 담아 마당을 지나 강둑길을 건너 강으로 옮겨놓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밤에 두꺼비가 또 보입니다. 어제 옮겨놓은 그놈인지 인간인 저로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다른 두꺼비라고 생각하고 또 강으로 옮겨 놓았는데요. 이 일을 반복하다가 문득 제가 두꺼비를 도와준 것이 아니라 힘들게 했을 수도 있다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두꺼비의 생활사를 알아보다가 결국 2000년도에 제작된 KBS 환경스페셜 『두꺼비로 살아남기』까지 보게 되었는데요. 글쎄, 이 시기에 두꺼비는 강()이 아닌 산()에서 산다는군요. 봄에 강으로 이동하고요. 그러고 보니 우리 교회 땅이 두꺼비들에게는 산과 같은 곳입니다. 강의 습지에서 강둑길을 건너면 교회 땅인데 비록 평지이지만 작은 숲을 이루고 있고 교회 땅 너머의 큰 숲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논 하나 통과하더라고 8차선 도로가 가로막고 있고 그다음은 공장, 그다음은 넓은 철로를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꺼비의 생활을 알게 된 후부터 두꺼비를 보아도 그냥 지나칩니다. 그가 사는 곳이 여기이기 때문이지요. 대신 새벽에 차를 운행하기 전에 마당과 차의 밑을 한번 살펴봅니다. 두꺼비가 있나 해서요. 교인에게도 신경 써주시라 이번 주보에 이런 부탁을 드렸습니다 - "밤에 자동차로 본당과 교육관 사이를 통과할 때 두꺼비 신경 써주세요. 가로등 아래 배회하는 날파리 잡기 위해 자리 잡곤 합니다".

지난 주일(26) 밤에 두꺼비가 왜 이 지점에서 어슬렁거리는지 알았습니다. 가로등 아래에서 날아다니는 것들을 소리를 내며 잡아먹더군요. 가로등 아래가 두꺼비에게는 일종의 뷔페인 것이지요.

 

저의 생활이 목가적(牧歌的)으로 느껴지실까요? 그날 차가 지나가야 해서 두꺼비를 길가로 유도하다가 새끼 독사를 발견하여 죽였습니다. 생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도 별 수가 없습니다.

 

 

3.

 

유행을 잘 모르는 삶이라서 나는 반딧불”(가수 황가람) 노래를 요즘 알았습니다. 반딧불에 인간의 감정을 이입시켜 결국 인간의 삶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이렇게라도 다른 생명체의 입장을 헤아려본다는 점에서 생태적인 노래입니다.

 

이 노래가 가진 사연도 드라마틱합니다. 정중식이라는 가수가 작사/작곡을 하였는데요. 무주군청에 근무하는 지인이 무주반딧불축제를 생각하며 사적으로 부탁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가사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버렸지가 그 흔적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변해서 이 노래는 계획되었던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게 되는데요. 원곡자는 이 노래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은 것 같다고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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